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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성과 부진한 농산물 도매법인, 시장서 퇴출시킨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농식품부 '지정취소 제도' 시행
공공성 높이고 도매법인 경쟁 촉진
농업인 지원·가격 안정 기여 등
평가지표에 공익성 비중 강화

2년 연속 성과 부진한 농산물 도매법인, 시장서 퇴출시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부터 성과가 부진한 도매법인을 농산물도매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지정취소 제도'를 시행한다.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진하고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도매법인이 농업인 지원·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할수록 좋은 점수를 받도록 평가체계도 개편했다. 가락시장을 포함해 전국 83개 도매법인이 평가 대상이다. 하위 10%에 2회 연속 속할 경우 이르면 2028년 첫 퇴출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4일 농식품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이달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도매시장 개설자인 지자체가 성과부진 법인의 지정취소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일종의 행정처분이다. 농식품부 등이 매년 말 연 1회 도매법인 운영실적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 도매법인이 2년 연속 하위 10%인 부진 등급을 받거나 총 3회 부진에 지정되면 지자체가 도매법인을 도매시장에서 의무적으로 퇴출시킨다. 기존에도 지자체가 재량껏 지정취소할 수 있었지만 실제 퇴출은 없었다. 앞으로는 평가에 따라 반드시 퇴출해야 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정 취소 의무화에 맞춰 도매법인 평가체계도 개편했다. 기존 평가등급은 △최우수(90점 이상 1개소) △우수 상위 10% △보통 80% △미흡·부진(60점 미만) 하위 10%를 매겼다. 개편안은 우수까지는 동일하지만 보통을 60%로 줄이고 미흡(20%)과 부진(10%)을 따로 떼어냈다. 의무적으로 각 권역별로 하위 10% 법인을 정하도록 했다. 전국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 총 83곳 중 10%인 8개 도매법인은 부진 등급을 받는 셈이다. 내년에는 올해를 평가하고 2028년에는 내년을 평가해 이르면 2028년 연말 최초 퇴출 사례가 나올 수 있다.

도매법인 평가체계를 위한 평가지표는 공익성 비중이 커지도록 바뀌었다. 농식품부는 대형법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비계량 지표(25점)를 삭제했다. 대신, 농산물 가격안정 기여도 등 공공성 평가를 강화했다. 아울러 내부감시 강화 등 법인 경쟁력 제고 지표를 신설했다. 예를 들어 △노지채소인 무, 배추, 대파. 양파 △시설채소인 토마토, 오이, 애호박 △과일인 사과, 배, 딸기 등 수급관리 주요 품목에 대해 법인별로 거래가격 변동성 수준을 평가하는 식이다.

특히 시장에 농산물을 보내는 출하 농업인·지역농협을 지원하는 도매법인에게 좋은 평가를 한다. 이를 위해 출하선도금 지원 배점, 출하지원금·손실보전금 등 매출액 대비 출하자 지원 실적에 대한 배점을 올렸다. 또한 농업 분야 공익기금 출연 실적 배점 확대, 내부감시제도 운영 등 내부통제 평가지표도 신설했다. 실제 한국청과를 제외한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은 2023년부터 법인별 2억원씩 가락상생기금을 출연 중이다. 한국청과는별도로 대중소기업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국립한국농수산대 '한국청과 장학기금' 등을 통해 출연하고 있다. 이밖에 가락시장 도매법인 대상으로 출하비용보전제를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전국 도매법인들은 긴장하고 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중앙·지방 정부의 공공투자에 의해 지자체가 개설하는데 현재 전국에 32개가 운영 중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도매법인은 83개다. 국내 농수산물 유통 구조는 '산지 조직→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구매자'다. 농·어민들은 도매시장법인을 통해 생산가에 대한 고려 없이 최고가를 제시한 중도매인이 낙찰받는 방식의 경매로 물건을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도매시장법인은 경매를 대신 진행한 대가로 농어민 등 생산자로부터 4~7%의 위탁수수료를 챙긴다. 도매시장법인이 농업인 작황과 상관없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다는 지적이 이어져온 이유다.

한편 전국 농수산물도매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 가락시장에선 중앙청과·서울청과·동화청과·한국청과·대아청과·농협가락공판장 등 6곳 도매법인이 청과 도매를 맡고 있다. 2024년 전국 공영도매시장 거래 금액 총 15조8515억원 대비 가락시장 거래 금액은 5조6421억원으로 전체의 35.6%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도 평가에 따라 퇴출될 수 있다"며 "다른 서울권 도매법인과 묶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용준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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