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빌라도 '귀한몸'… 매물 줄고 월세 뛰고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 비아파트 공급 늘린다지만
임대차시장 수급 불균형 심해져
역세권 투룸 월세 100만원 기본
6월 전월세지수 1년새 4.6% ↑

서울 빌라도 '귀한몸'… 매물 줄고 월세 뛰고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와 월세 매물이 모두 귀해지고 가격은 오르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 전세 진입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빌라로 수요가 이동한 반면 신축 공급은 줄었다. 역세권에서는 월세 100만원 이하의 투룸 매물이 실종되다시피 했고, 그나마 남은 매물도 반지하이거나 노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는 7만31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다. 이 가운데 월세는 4만5874건으로 11.9% 증가한 반면 전세는 2만7318건으로 3.1% 감소했다. 월세 비중은 2024년 53.2%에서 지난해 59.3%, 올해 62.7%로 2년 연속 상승했다.

거래 구조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통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65%, 전월보다 0.73% 상승했다.

매물 품귀와 임대료 상승은 마포구는 물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다고 여겨졌던 은평구 등 서울 서부권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기준 네이버 부동산 매물상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전용면적 50∼99㎡, 방 2개 이상 조건의 공덕동 빌라 월세 매물은 2건에 그쳤다. 전용 63㎡ 안팎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50만원,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이었다.

아현동은 전용 53∼58㎡, 준공 37∼46년 된 구축 빌라 3건이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세 90만∼100만원이었다. 은평구 응암동에서는 전용 50㎡, 준공 4년차 투룸 1건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40만원이었다. 서울역·용산역 일대에서도 같은 조건의 월세 110만∼200만원대 매물이 확인됐다. 홍대·연남동·성수동 상권 등 외국인 장기 임차 수요까지 겹치는 지역에는 고보증금·고월세 매물이 상대적으로 집중됐다.

장기 거주 임차인들 사이에서는 갱신 과정에서 5%를 웃도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받는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주변 투룸 매물이 드문 데다 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올라 쉽게 이사하지 못하고 기존 주택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계약 조건을 둘러싼 분쟁조정 절차를 검토하는 등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이 같은 월세화는 빌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확정일자 통계상 올 상반기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 임대차의 월세 비중은 69.8%로 역대 최고였다. 전월세 계약 10건 중 7건가량이 월세인 셈이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규제 완화와 공실 상가·오피스의 주거 전환 등을 통해 수도권에 2027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의 비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공사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으로 줄어든 착공·준공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월세화 속도가 빠른 편이고 빌라와 오피스텔의 착공·준공 감소가 임대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비사업 과정에서 구축 주택이 멸실되면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어 월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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