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느는데 팔지도 못해"… 비거주 재건축 조합원 어쩌나
거주 중심 주택세제 개편 후폭풍
강남 등 고가 정비사업장 직격탄
10년 넘게 보유해도 공제율 축소
사업기간 처분도 어려워 '외통수'
주택 세제가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바뀌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의 재건축 등 정비사업장 비거주 조합원의 세금 부담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거주기간이나 공사기간에 따른 특례를 받기 어려운 데다, 사업 단계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제한되면서 처분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
4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2029년부터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한다. 현재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 최대 40%를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 최대 80%를 공제한다.
10년 이상 보유하고도 직접 거주하지 않은 조합원의 공제율은 현행 최대 40%에서 2028년 최대 20%로 낮아지고 2029년에는 사라진다. 공제 대상 양도차익이 10억원이라면 공제액이 현행 4억원에서 2028년 2억원, 2029년 0원으로 줄어 과세표준은 최대 4억원 늘어날 수 있다.
정비사업 비거주 조합원은 일반 아파트 소유주와 달리 뒤늦게 거주기간을 채우기도 어렵다. 일반 아파트는 직접 입주해 거주기간을 늘릴 수 있지만, 정비사업 주택은 이주·철거 후 준공까지 실제 거주가 불가능하다. 사업이 상당히 진행된 단지라면 준공 후 입주하더라도 최대 공제에 필요한 10년을 새로 채우기 쉽지 않다.
정부는 공사기간의 50%를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를 마련했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기준으로 직전 1년간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한 조합원만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평균 공사기간이 4년인 점을 감안하면 2년가량은 거주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해당 특례가 기존 실거주자의 불가피한 이주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세금이 부담되더라도 매각을 통한 대응 역시 쉽지 않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1세대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등만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어 비거주 조합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주용 주택을 취득할 때의 부담도 커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종전주택과 신규주택을 함께 보유한 일시적 2주택자의 종전주택 처분기한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 기한 내 종전주택을 정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가 정비사업장의 비거주 조합원이 보유·양도 단계의 세 부담과 처분 제한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고 봤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권 재건축은 준공 후 초고가 주택이 되는 경우가 많아 보유세 증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며 "준공 이후에는 양도세 공제가 줄어들지만 사업기간에는 거주하거나 처분하기 어려워, 버티는 사이 세제상 유예기간마저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