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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과급 요구 산업계 전반 확산, 법제화로 수습을

파이낸셜뉴스

'성과급 논쟁과 노란봉투법' 토론회
쟁의 대상 제외를 법으로 명시해야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

4일 국회에서 열린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과 노란봉투법 문제점' 토론회에선 노조의 성과급 강제 배분 요구를 단순한 임금협상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은 근로의 직접적인 대가라기보다 기업이 거둔 경영성과에 대한 사후 배분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런 만큼 영업이익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투자와 연구개발(R&D), 재무구조와 주주권리까지 고려해야 할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는 주장이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일정 몫을 의무적으로 성과급에 배정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파업을 통해 관철하려 한다면 정당한 임금교섭의 범위를 넘어선 요구라는 것인데, 새겨들을 내용이라고 본다.

'N% 성과급' 요구는 이제 특정 대기업을 넘어 산업계의 새로운 표준처럼 번지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서 불붙은 성과급 경쟁은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등으로 확산됐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거듭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성과급 협상을 진행 중인 SK하이닉스에서도 전운이 감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의 대만 노조는 국내 반도체기업 성과급 제도를 비교 사례로 제시하며 성과급 상한 폐지와 이익배분 확대를 요구하고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기업마다 수익구조와 인건비 체계가 다른데 몇몇 초우량 기업의 보상 수준이 국내외 산업 전체의 기준으로 굳어진다면 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성과급 인플레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대기업의 유례없는 보상 경쟁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임금, 파업 기준으로 자리 잡는다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적됐듯, 영업이익은 곧바로 나눠 쓸 수 있는 현금이나 잉여재원이 아니다. 이자비용과 환차손, 법인세 등이 반영되지 않아 영업이익을 내고도 최종적으로 순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는 문제다. 무엇보다 기업 이익은 근로자의 노력만으로 얻는 결과가 아니다. 주주가 공급한 자본과 수십조원의 설비투자, R&D, 여기에 경영진의 판단과 시장 상황 전체가 결합돼 만들어진 것이다. 영업이익 일부를 미리 떼는 방식이 굳어지면 미래투자와 재무건전성, 주주환원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의 혼란은 노조가 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강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 사측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데서 비롯됐다. 문제의 근원에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까지 넓히면서 생긴 법의 모호성이 있다. 대통령까지 쟁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가능성에 우려를 밝힌 만큼 더 이상 현장의 혼란을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으로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라는 요구와 투자·생산 등 본질적 경영판단은 의무교섭과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피해는 몇몇 대기업에서 그치지 않는다.

초호황 업종 대기업의 억대 성과급이 노동시장 전체의 기준이 되면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일부 대기업 일자리만 바라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역시 심화될 수 있다. 더 심한 노사 혼란과 양극화를 부르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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