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 500척 노하우 AI로 이식… HD현대, 중대형 무인함정 '정조준'
김형택 소장 "단순 항해 넘어 기관 운용까지 완전 자율화… 독자 기술로 승부" 고부가가치 SW 패키징 탑재로 유인함정 대비 수익성 극대화… 전사적 사업 본격화 연 10% 쑥 크는 무인체계 시장 공략 박차… 차세대 잠수함 에너지 솔루션 차별화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해양 안보의 패러다임이 무인체계로 급변하는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이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무인 함정'을 앞세워 K-해양방산 수출의 새 판을 짜고 있다. 2006년 입사 이래 AI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며 미래기술연구원 AI솔루션연구실장을 역임한 김형택 함정연구소장은, 지난 2024년부터 유무인 함정 AI 솔루션 개발 등 함정 체계 개발 전반을 총괄하며 무인 함정을 방산 수출의 판도를 바꿀 핵심 열쇠로 지목했다. 김 소장은 "무인 함정이 유인 함정 수출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무인 함정이 먼저 문을 열고 유인 함정이 따라 들어가는 진입로가 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수출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독자 개발을 위해 개편된 함정연구소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존의 플랫폼 중심의 함정 사업에 더해 체계 및 SW 독자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예고했다.
HD현대는 선체 건조와 체계통합 등 조선소의 압도적 제조 역량이 필수적인 중대형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중대형으로 갈수록 선체와 기관, 체계통합 같은 조선소의 역량이 결정적으로 필요하며, 이것이 우리가 이 영역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핵심 무기는 검증된 항해 자율화와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자율화·무인화 기술이다. 김 소장은 "우리는 항해만이 아니라 기관 운영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자율화 기술, Vessel Autonomy에 집중하고 있다"며, "항해 자율화 부분에서 500여 척 가까운 선박에 적용된 검증된 아비커스의 솔루션과, 기관부터 손상통제에 이르는 대부분의 기능을 무인화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배가 단순히 어디로 갈지 정하는 수준을 넘어, 무엇을 할지 스스로 계획하고 기관과 장비까지 알아서 운용하는 완전한 자율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수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김 소장은 "일반적으로 100t짜리 배가 1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무인 함정은 소프트웨어가 패키징으로 탑재돼 단가가 높고 수익성도 훨씬 좋다"며 "저희 회사 차원에서도 무인 함정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혁신적인 방산기업 '안두릴'과의 공동 개발은 이상적인 한미 협력 사례로 꼽힌다. HD현대는 무인수상정(USV) 공동 개발을 넘어, 미국선급협회(ABS) 및 안두릴과 자율 해양 시스템 규정 및 인증 프레임워크 3자 MOU를 체결하며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수출은 더 큰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두릴과의 협력 강화는 물론 미국 현지 법인 설립 등도 함께 추진 및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력의 무대는 수상함을 넘어 수중함(잠수함)으로 확장되고 있다. 수중함은 통신이 원천적으로 어렵고 위험도가 높아 무인화가 더욱 절실한 영역이다. 김 소장은 "지난 4월 미국에서 안두릴과 무인잠수정(UUV) 개발에 관한 MOU를 추가로 맺었다"며 "수상에서 쌓은 신뢰와 기술을 수중으로 이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배터리와 연료전지 등 차세대 잠수함 에너지 솔루션에 대한 조선소의 체계종합 역량이 확고한 차별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선에서 함정으로 AI 도메인을 넓히며 겪은 융합의 과정은 그에게 남다른 보람이다. 김 소장은 "조선을 아는 사람은 AI를 모르고, AI를 아는 사람은 조선업을 몰랐던 시절, 그 사이를 메우며 같이 고민했던 연구원들이 전문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상했다. "제가 만든 기술보다 같이 만든 사람들이 오래 남는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해군과 세계가 믿고 쓰는 최고의 중대형 무인 함정 개발을 통한 개인적 포부도 밝혔다. 김 소장은 "첨단 AI 기술로 인구절벽과 해군의 승조원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더불어, 더 편하고 안전한 유인 함정을 만들고 싶다"며 "향후 무인 구축함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