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이용자 63% "일률적 초진 제한 타당하지 않아"
원산협 설문…환자 상황 반영한 유연한 제도 요구
85.7% "건강정보 확인→대면 수준 처방 가능해야"
87.5% "비대면진료 후 의약품 배송 확대 필요"
[파이낸셜뉴스] 비대면진료 이용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진료기관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질환을 '초진'으로 분류해 처방을 제한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과 복약이력 등 충분한 정보가 확인된다면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처방 범위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일부터 14일까지 비대면진료 이용자 20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오는 12월 개정 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비대면진료 하위법령의 주요 쟁점에 대한 이용자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실제로 67.7%는 평소 이용하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기존 병원이 비대면진료를 하지 않거나(31.2%) 이용 중인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27.4%)가 주요 이유였다.
특히 만성·관리질환자와 비급여진료 이용자에서 반대 의견이 각각 70.0%와 76.6%로 높았다. 초진 처방일수를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에도 비급여진료 이용자의 74.4%, 만성·관리질환자의 68.0%가 반대했다.
이들은 반복적인 진료와 이동에 따른 시간·경제적 부담 증가(68.0%)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치료 지연이나 중단, 의약품 공백에 따른 증상 악화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85.7%는 과거 진료기록 등 기초 건강정보를 의료인이 확인할 수 있다면 대면진료에 준하는 처방이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86.1%는 정확한 진료를 위해 복약이력 등 자신의 건강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의약품 수령 과정의 불편도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0.1%가 약국 방문 수령 과정에서 불편을 경험했고, 48.8%는 여러 약국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약국 뺑뺑이'를 경험했다. 의약품 수령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23.4%에 달했다.
이에 87.5%는 비대면진료 후 의약품 배송 허용 범위를 현행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배송이 허용될 경우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88.5%,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90.3%였다.
비대면진료 정책에 이용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59.6%로 나타났다. 만성·관리질환자와 비급여진료 이용자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66.8%와 70.3%로 더 높았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 결과가 환자의 질환과 이용 목적, 진료 이력 등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인 처방 제한을 적용하는 데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원산협 관계자는 "환자의 건강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과거 진료기록과 복약이력 등을 토대로 의료인이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까지 동일한 처방 제한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제도화되는 만큼 하위법령 역시 이러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