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동 두산퓨얼셀 전무 "SOFC 스택 첫 수출, 해외 시장서 실질적인 성과"
[파이낸셜뉴스] 두산퓨얼셀이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핵심부품인 '스택(Stack)'을 해외로 본격 수출하며 글로벌 스택 파운드리 사업의 첫 성과를 확보했다. 계약 규모는 회사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수출 계약으로, 2025년 말 연결 기준 매출액 대비 약 23.9%에 해당한다. 리베리온은 앞서 두산퓨얼셀의 SOFC 스택을 도입해 자체 성능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독일의 에너지 기업 리베리온(Reverion GmbH)과 약 1087억원 규모의 SOFC 스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윤재동 두산퓨얼셀 전무는 "이번 SOFC 스택 수출은 핵심부품 파운드리 사업이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발판으로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산퓨얼셀은 스택을 2027년 하반기까지 순차 납품할 계획이다. 스택이 탑재된 리베리온의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독일 및 유럽 내 친환경 발전 시설로 공급된다. 특히 유럽은 전력망 증설 속도와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현장(온사이트) 단위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는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연료전지는 발전 과정에서 CO₂를 배출하는 대신, 포집·저감 체계를 결합할 수 있어 규제 대응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베리온은 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면서 잉여 전력이 발생하면 수전해 모드로 전환 가능한 가역형(reversible) 발전 설비 전문기업이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고순도 포집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거론된다. 리베리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자체 시스템의 전기 변환 효율은 약 74%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적으로 알려진 SOFC 시스템 효율(대략 60%대)을 웃도는 수치로, 고효율 스택의 상용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베리온 스테판 헤르만(Stephan Herrmann) CEO는 "중저온형 SOFC 기술은 리베리온이 양산 단계에 돌입한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으로, 이미 여러 현장에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 내에 효율 높은 온사이트 발전 설비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이 공급하는 제품은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상용화한 중저온형 SOFC 스택이다. 기존 SOFC가 통상 800℃ 이상 고온에서 운용되는 것과 달리, 두산퓨얼셀 스택은 약 620℃ 수준의 중저온에서 구동되는 설계다. 업계에서는 이 온도대가 소재 선택 범위를 넓히고, 고온 구동에 따른 열화(Degradation)·부품 수명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전력 효율뿐 아니라 운전 안정성, 유지보수성까지 아우르는 '상용 운전'에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부각된다.
두산퓨얼셀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SOFC 시스템 국산화 및 양산에 성공한 만큼, 이번 수출은 단순 시제품 공급이 아니라 양산 기반의 신뢰성과 공급 체계가 확인된 단계라는 의미가 크다. '스택'은 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 성능과 원가 구조를 좌우하는 부품인 만큼, 해외 고객사들이 검증을 마친 뒤 대량 공급으로 이어지는 과정 자체가 기술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SOFC의 확산 과정에서 '완제품 판매'에서 한 단계 나아가 글로벌 파운드리(핵심부품 공급)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연료전지 산업은 프로젝트 단위의 검증과 운영 데이터 축적이 중요해 초기 레퍼런스 확보가 후속 수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대규모 계약이 성사된 배경에는 리베리온이 사전에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는 점이 깔려 있어, 향후 유사 모델의 확장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국내외 잠재 고객사들과 추가적인 SOFC 스택 판매 협의를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스택 수출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분산형 전원과 탄소 저감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환경에서, 중저온·고효율 기반의 SOFC 스택은 '현장 적용성'이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번 계약은 두산퓨얼셀의 SOFC 사업 영역 확장뿐 아니라, 국내 기술로 만든 핵심부품이 해외에서 상용 전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두산퓨얼셀은 수출 납품 일정과 함께 후속 수주 가능성을 이어가며, 글로벌 연료전지 밸류체인에서 위치를 넓혀갈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