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기고] 미래성장 위한 국내생산세액공제

파이낸셜뉴스
김빛마로 한국재정조세연구원 연구위원
김빛마로 한국재정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세계 경제는 두 가지 구조 변화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산업 전반의 녹색전환, 다른 하나는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재편에 따른 경제안보 경쟁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 육성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최근 중동전쟁 및 미국 관세 등으로 경제안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략품목의 대외의존도를 낮출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조세정책도 이러한 구조 변화에 맞추어 보다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기업의 연구개발(R&D)이나 투자 부담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단계 비용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에서는 생산량에 연동된 지원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생산 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일본은 2024년 세제개편을 통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이처럼 주요국도 생산단계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전략품목의 국내 생산기반을 뒷받침할 수단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제도가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도입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 생산과 판매 성과에 비례해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생산하여 판매한 품목 1단위당 일정액을 소득세·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지원분야는 총 6개로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로봇 부품'이다. 모두 녹색전환·경제안보 차원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고,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국내기업의 경쟁력 유지와 안정적 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지원 필요성이 인정되는 분야이다. 또한 공제기간을 일반적인 조세특례의 일몰(3년)보다 긴 10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생산기반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한 제도 설계로 볼 수 있다. 지방우대 원칙도 담겨 있다. 비수도권에서 생산하는 경우 공제액을 수도권보다 최대 50% 추가 지원한다. 그 밖에 수출품목은 공제를 적용하지 않고 국산부품 의무사용 요건을 두지 않았는데, 이는 통상분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세부요건 설계로 이해된다.

이러한 제도 설계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과제도 남아 있다. 시행령에서 정할 세부품목과 공제액은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내 생산기반 구축이라는 도입 목적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 사용하는 최종 제품보다는 생산 과정의 핵심부품을 세부품목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품목과 공제액은 앞으로도 기술 변화나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주기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지원 대상과 수준이 지나치게 확대돼 과세형평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국내생산세액공제가 녹색전환과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며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제도로 계속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김빛마로 한국재정조세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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