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지휘부 개편…허사비스 'AGI 전담'·제프 딘 독립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구글이 인공지능(AI)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일상적인 조직 운영에서 물러나 범용인공지능(AGI)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구글 AI의 상징적 인물인 제프 딘 최고과학자는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연구 중심 조직을 제품·사업 중심 체제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5일(현지시간) 허사비스가 새로 신설된 알파벳 최고과학자(Chief Scientist)를 맡고 구글 딥마인드 CEO에서는 물러나 의장(Chairman)으로 역할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코라이 카부크추오글루는 조직의 일상 운영을 맡는 수석부사장(SVP)으로 승진해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니4(Gemini 4)' 개발을 총괄하게 된다.
허사비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인류 역사에서 중대한 순간에 와 있다"며 "평생 목표였던 AGI가 이제 가까워졌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AGI의 사회적 영향과 안전성, 장기 전략에 집중하고 AI 규범과 정책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허사비스가 AGI의 미래를 만드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역할을 오랫동안 논의해 왔다"며 "알파벳은 물론 인류 전체에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으로 구글 AI 연구를 대표해온 제프 딘도 회사를 떠난다. 제프 딘은 1999년 구글에 합류한 뒤 검색 엔진과 데이터센터, 분산 컴퓨팅 등 구글 핵심 인프라 구축을 주도한 컴퓨터 과학자로, 2011년에는 구글 브레인을 공동 설립해 현대 AI 연구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2023년 구글 브레인과 딥마인드가 통합된 이후에는 알파벳 최고과학자로 제미니 개발을 이끌어 왔다.
그는 산제이 게마와트, 오리올 비냘스, 쿽 르 등 구글의 대표적인 AI 연구진과 함께 머신러닝과 과학·공학 분야 연구를 위한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Discovery Loop)를 설립한다. 구글은 이 회사에 직접 투자하고 구글 클라우드를 통한 컴퓨팅 인프라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구글이 AI 경쟁에서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당초 6월 공개 예정이던 최신 AI 모델 '제미니4'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최근 구글 핵심 연구진인 노엄 샤지어와 존 점퍼 등을 잇달아 영입했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AI 모델의 성능 경쟁보다 비용 경쟁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사비스가 2010년 공동 창업한 딥마인드는 바둑 AI '알파고(AlphaGo)'와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하며 현대 AI 시대를 연 연구소로 평가받는다. 알파벳은 2014년 약 4억파운드에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이날 조직 개편 발표 이후 알파벳 주가는 약 4~5% 하락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