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도 응급실에서도" AI가 공공의료 혁신 이끈다
보건소부터 응급실까지 AI 전환
공공병원 72곳 연결해 의료격차 해소
한국형 의료AI·신약개발 생태계 구축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료 인공지능(AI)을 개별 의료기기나 진료 보조기술을 넘어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국가 인프라로 키운다.
보건소와 취약지 의원에서 AI 진료지원 도구를 활용하고 전국 공공병원을 AI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한편 신약개발과 의료데이터 분야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와 국가AI전략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6일 국무총리 주재 제12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AI 기본의료 전략'을 확정했다.
목표는 '생명을 지키는 AI, 모두가 누리는 의료혁신'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AI 의료혁신 △전국적인 AI 의료 디지털 기반 구축 △지속 가능한 AI 의료 생태계 조성 등 3대 전략과 12대 과제로 구성됐다.
이번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AI를 의료격차 해소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보건소·보건지소와 취약지 1차 의료기관에 AI 패키지를 보급해 영상 판독과 진료기록 작성, 만성질환 관리 등을 지원한다.
섬·산간 지역에서는 방문간호사가 AI로 분석한 환자 정보를 활용해 원격지 의사와 협진하는 'AI 기반 비대면 재택협진'도 시범 적용한다.
응급의료 분야에서는 AI가 구급대의 병원 선정부터 이송까지 지원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올해 하반기 대구에서 시범 운영한다. 병원별 진료 가능 역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응급실 내 환자 분류와 모니터링까지 AI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의료진 부족과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히 인력 확충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I를 의료자원의 배분과 의사결정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9개소를 시작으로 2027년 30개소, 2029년 72개소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AI 의료기술이 수도권 대형병원이나 일부 민간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도입돼 온 한계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역 공공병원이 개별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국가 차원의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AI 의료의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의료기관에 흩어진 진료기록과 CT·MRI 등 의료영상 공유도 확대한다. '나의 건강기록(PHR)'을 기반으로 병원 간 정보를 연계하고 '국민 AI 건강비서'를 통해 처방전과 검진 결과를 쉽게 설명하는 서비스도 추진한다.
정부는 유전체·세포 등 바이오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K-AI 신약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의 신약개발 과정에서 AI 활용을 지원한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는 올해 하반기 12만명 규모로 우선 개방하고 2029년 70만명 이상, 2032년 1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내년부터는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허브를 기반으로 국내 임상데이터와 독자 AI 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소버린 의료 AI' 개발에도 착수한다. 외국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인의 의료·임상 특성에 맞는 AI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정책의 성패는 AI 기술을 얼마나 많이 도입하느냐보다 의료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 역시 이를 고려해 AI 기반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의료 AI 윤리·보안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의료AI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전략은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의료AI 산업은 개별 병원의 도입 여부와 수가 적용 등이 사업 확장의 주요 변수였지만, 국가 차원의 공공의료 AI 플랫폼과 보상체계가 마련되면 실증→임상적 가치 입증→공공의료 확산→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그리는 AI 기본의료의 핵심은 AI를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의료자원을 보완하고 의료데이터를 연결하며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는 인프라로 활용하는 데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AI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우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라며 "전국 어디서나 국민 모두가 AI 의료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