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널 키워 행복했어"...병마와 싸우던 30대, 4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나 [따뜻했슈]
[파이낸셜뉴스] 긴 시간 병마와 싸우면서도 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던 3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소인후씨(34)는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생후 7개월 무렵 팔다리를 오므리는 경기 증상을 보였던 소씨는 이후 뇌전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이어왔다. 어린 시절 보조기를 착용하고 부축을 받아 걷기고 했지만 20대 초반에 심한 폐렴으로 기관삽관을 받아 오랜 기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건강이 크게 나빠진 소씨는 거동이 어려워져 10여 년간 누워 지내며 가족의 돌봄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갑자기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소씨의 가족은 고인의 일부나마 어딘가에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소씨의 어머니 양영희씨는 "오래 아팠던 아이라서 기증할 수 있는 장기가 있을지 의료진에게 먼저 물었다"며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말을 듣고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소씨는 어릴 적 경기 이후 말로 의사를 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말 대신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나타냈고, 어머니가 말을 건네면 미소로 답하는 등 늘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보낸 소씨는 애국가를 듣거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병원 방문을 제외하면 산책이 거의 유일한 외출이었던 그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어머니와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동네를 돌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안전하게 바깥세상을 접할 수 있도록 늘 곁을 지켰다.
어머니 양씨는 아들의 밝은 모습이 오랜 돌봄의 시간을 견디게 한 힘이었다며, 자신이 아들을 살린 것보다 오히려 아들이 자신을 살게 했다고 회상했다.
양씨는 "일찍 헤어져 아쉽고, 너를 보지 못해 속상하다. 인후야,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하지 마. 엄마 마음속에는 네가 항상 함께하고 있을 거야. 엄마는 너를 키우며 많이 행복했어. 너를 잊지 않아. 그리운 내 아들, 너무 보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