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주현 부회장 주식 가압류 결정..한미 지분 구도 흔들
4자연합 의결권 약정 위반 판단
에쿼티퍼스트 지분 상당수 시장 매각 확인
실질 의결권 구도 재계산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구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달 29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제기한 100억원 규모의 주식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여 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한 가압류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임 부회장이 이른바 '4자연합'의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4자연합은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구성한 협력체로, 각자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신 회장 측은 임 부회장이 협약 체결 당시 보유 지분으로 제시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9.15% 가운데 2.7%를 에쿼티퍼스트와 환매조건부 거래를 체결했고, 이후 해당 주식이 매각되면서 지난해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이러한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4자연합이 참여자들의 의결권 공동 행사를 전제로 형성된 만큼, 각자가 보유한 지분 전체의 의결권을 합의에 따라 행사하는 것은 협약의 핵심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임 부회장이 해당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협약상 신뢰를 훼손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은 또 다른 사실도 드러냈다. 그동안 행방이 명확하지 않았던 에쿼티퍼스트 보유 지분 상당수가 이미 시장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앞서 공시를 통해 에쿼티퍼스트는 임 부회장으로부터 2.7%,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로부터 3.44%, 송영숙 회장으로부터 0.46% 등 모두 6.6%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들에게 일정 기간 이후 해당 주식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환매 권리를 부여했다.
그러나 가압류 결정 내용을 종합하면 임 부회장은 거래 당시 해당 주식의 의결권을 계속 유지하거나 에쿼티퍼스트의 시장 매각을 제한하는 별도의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에쿼티퍼스트가 확보했던 주식 대부분을 시장에서 처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제기됐던 한미사이언스 우호지분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임종훈 대표가 나우아이비 펀드에 보유 지분 2.5%를 매각한 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부에서는 모녀 측 우호 지분이 약 41%에 이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에쿼티퍼스트에 넘어갔던 6.6%의 지분이 이미 시장에서 매각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실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은 약 34.4% 수준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신동국 회장 측은 한양정밀 등을 포함해 약 35%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 때문에 향후 경영권 구도에서는 임종호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등 사촌 일가가 보유한 약 2.7% 지분의 향방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동국 회장 측은 "이번 사안이 4자연합의 근본적인 균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와 준법경영이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는 이사회 참석 외에는 회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룹 내 사무실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