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엄청 잘못한 거야"…경찰 압색 후 스스로 목숨 끊은 10대, 유족 국가배상 소송
[파이낸셜뉴스] 또래 여학생과 신체 사진 등을 주고받은 혐의로 고소돼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10대 남학생이 당일 숨진 것과 관련해 유족이 국가와 경찰관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A군(사망 당시 17세)의 유족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국가와 서울 송파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A군은 지난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B양(당시 16세)과 신체가 노출된 사진과 영상 등을 두어 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양 측 부모는 지난해 4월 A군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송파서 수사관 5명은 같은 해 7월 13일 오전 9시 40분께 A군의 자택을 찾아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집에는 미성년자인 A군과 성인인 누나만 있었다.
이에 수사관은 "누나는 성인이니까 나오라고 해봐"라고 말한 뒤, 누나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설명했다.
이후 A군 부모와 통화를 했고, 수사관들은 부모가 오면 압수수색 집행을 하기로 했다.
다만 부모가 도착하기 전까지 수사관들은 A군을 둘러싸고 혐의 관련 질문을 했다.
자택에 설치된 홈캠 영상에는 한 수사관이 A군에게 "잘못한 건 알고 있지"라며 "지금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너 엄청 잘못한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혹시 사건 누군지 기억 나? 지금 많아서 기억 못 하는 거야? 쟤(B양)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라며 여죄를 추궁하는 듯한 발언도 포착됐다.
수사관들은 A군 부모가 도착하자 한 시간가량 압수수색을 한 뒤 집을 떠났다. A군은 같은 날 오후 9시 20분께 자택 아파트에서 세상을 떠났다.
유족 측은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없는 상태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채 미성년자에게 유죄를 단정하는 발언을 반복한 것은 인권보호수사규칙이 금지하는 강압적 언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군이 고소 사건 관련 DM 대화 내용을 정리한 뒤 사망한 점 등에 비춰 수사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압박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유족 측 입장이다.
유족은 A군과 B양이 서로 동의 하에 사진을 주고받았다며 B양도 같은 혐의로 맞고소했고, B양은 소년부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모 도착 전 질문은 영장 집행에 앞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통상적 절차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송파서 관계자는 "A군의 사망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족이 법적 절차를 밟은 만큼 그 부분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