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도 "양도세 상담 부담"… 복잡해진 세금에 현장 혼란
세제 개편 이후 분주해진 세무사들
비거주 1주택·장특공 등 문의 급증
세율 늘어난 비사업용 토지도 관심
"계산 잘못했다가 소송 휘말릴라"
방대한 내용에 상담 포기하기도
"양도세 전문이 아닌데도 연락이 늘었는데, 전문 세무사들은 더 많아졌을 겁니다. 2∼3년 만에 전화가 온 사람도 있습니다."(이동기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세무사 사무실에 상담 신청 전화가 대거 몰리고 있다. 대부분 주택 세금과 관련된 내용으로, 상담 비중이 50% 이상 늘어난 곳도 있다. 다만 실수에 따른 부담으로 아예 상담을 받지 않는 세무사도 늘고 있어 현장의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양도세 전문 세무사 찾는 수요 급증
6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일 세무사 사무실에 접수된 상담 신청은 개편안 발표 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양도세 전문이나 국세청 출신 세무사 사무실은 전화에 불이 났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과 국세청 자산과세국에서 근무한 김영곤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는 "세제개편안이 나온 직후 하루 만에 상담 신청이 20%가량 급증했다"며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서둘러 상담을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관련 상담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 강남·서초구에 있는 A세무사 사무실은 주택 세무 상담 비중이 개편안 발표 전보다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상담 내용은 '비거주 1주택'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에 집중됐다. 비거주 1주택을 계속 유지할 때 내야 하는 세금 규모, 집을 보유만 했을 때와 거주까지 했을 때 아낄 수 있는 세금 규모 등이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관심도 많다. 비사업용 토지는 소유자가 땅을 원래 용도나 사업에 쓰지 않고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토지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비사업용 토지를 매매할 때 기본세율(6∼45%)에 10%p를 더하던 중과세율을 20%p로 두 배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상담 포기할래요" 세무사도
물론 모든 세무사가 같은 상황은 아니다.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한 탓에 관련 상담 자체를 꺼리는 세무사도 늘고 있다. 자칫 실수로 세액 차이가 크게 발생하면 고소·고발 등 책임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는 "양도세 등 부동산 세금을 계속 공부하지 않은 세무사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 모임에 가보니 실제로 상담을 포기했다는 사람이 꽤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일반인 사이에서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과도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 전문가까지 포기하는 상황에서 일반인이 내용을 파악하기는 더 어렵다는 것이다.
세무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현장 혼란만 가중할 뿐 집값을 잡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강남권에서 근무하는 한 세무사는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복잡한 세금 때문에 '양포자'(양도세 상담을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이런 사례가 많을 것"이라며 "예외도 다수 발생해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