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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하 25도' 냉동고 누비는 로봇…롯데마트 미래형 물류센터 가보니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AI 로봇 모습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AI 로봇 모습. 롯데마트 제공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AI 로봇 모습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내부 AI 로봇 모습. 롯데마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7일 오후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자리 잡은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센터 내부 철문이 열리자 냉동실 앞에 선 듯 차가운 냉기가 맨살을 파고들었다. 바람막이를 걸치지 않고서는 오래 머물기 어려울 정도였다. 웅웅거리는 기계음 사이로 격자형 레일 위를 달리는 로봇의 연두색 불빛이 쉴 새 없이 반짝였다. 수백대의 로봇이 일사불란하게 상품을 옮기는 모습은 미래도시를 방불케 했다.

■13만개 상품 사이 누비는 로봇
냉장 구역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올라서자 바둑판처럼 펼쳐진 보관 설비 '하이브'가 한눈에 들어왔다. 1~8단으로 쌓인 하이브에는 6000개 품목(SKU), 낱개 기준 약 13만개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하이브 위에서는 피킹 로봇 '봇'이 초속 4m로 움직이며 주문 상품이 담긴 보관함을 찾았다.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 구역으로 돌아가고, 판매량에 따라 상품의 보관 위치도 자동으로 조정했다.

피킹 로봇팔 'OGRP'는 사람이 일일이 상품을 집어 담는 작업을 대신해 주문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다. 카메라와 센서로 상품의 위치와 형태를 인식한 뒤 진공 흡착 방식으로 고객 주문 상자에 옮겨 담는다. 현재 전체 피킹 물량의 약 40%를 담당하며 롯데마트는 6개월 내 이를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 같은 자동화는 영하 25도의 냉동 구역까지 이어진다. 오카도 파트너사 최초로 도입된 냉동 자동화 설비 '오토 프리저'에서는 로봇이 상품을 운반해 작업자가 직접 출입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순간에만 격벽이 열려 보관함을 내보낸다. 냉장·냉동에 이어 상온 구역에도 같은 자동화 체계를 적용했다. 상온 하이브는 최대 21단 규모로, 센터 전체에서 최대 3만5000개 품목을 취급한다. 이 가운데 냉장·냉동 상품은 1만여개, 냉동상품은 최대 4000개다. 입고부터 피킹·출하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주문 마감 후 약 3시간이면 배송 준비를 마칠 수 있다.

■52조원 온라인 식품시장 공략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마트가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선점하고 사업의 수익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약 2000억원을 투자한 거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식료품 거래액은 2019년 17조1698억원에서 지난해 52조2967억원으로 6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0.4%에 달하지만 온라인 침투율은 28%에 그쳐 추가 성장 여력이 크다는 게 롯데마트의 판단이다. 롯데마트는 100% 콜드체인과 자동화 기술을 통해 신선도 저하와 오배송 등 온라인 장보기의 한계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센터는 2023년 12월 착공해 2025년 8월 준공한 뒤 설비 설치와 통합 테스트를 거쳐 2년 8개월 만인 이달 가동에 들어갔다. 첫 스마트센터 입지로 부산을 선택한 데는 롯데와 부산의 상징성에 더해 수도권보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현재 부산지역 13개 점포의 온라인 주문을 통합 처리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배송 거점 '스포크'를 통해 대구·울산 등으로 배송 범위를 넓힌다. 하루 최대 3만3000건의 주문을 처리하며 고객은 하루 최대 13회차 가운데 원하는 배송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부산·영남권 로컬 채소와 AI 선별 고당도 과일, PB '오늘좋은'·'요리하다', 해외 직소싱 상품 등을 확대한다. 30여년간 축적한 신선식품 소싱 역량과 오카도의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에 콜드체인을 적용해 신선식품을 최상의 품질로 정시에 배송할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롯데마트의 온라인 식료품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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