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함정 '생애주기' 책임진다… HJ중공업, 美 해군 20兆 MRO 시장 뚫었다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초 해양방위산업체인 HJ중공업이 단순한 최신예 전투함 건조를 넘어, 글로벌 20조원대 미국 해군 정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50여년간 축적한 독보적인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안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함정의 설계와 건조부터 성능 개량, 퇴역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를 완벽히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무기로 세계 최대 MRO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다.
HJ중공업의 진가는 연안 방어와 상륙 작전을 책임지는 특수 함정 영역에서 더욱 압도적으로 빛난다. 과거 해군의 주력 무기였던 참수리 고속정 100여척과 차세대 유도탄고속함 8척에 이어, 최신예 신형 고속정(PKMR) 32척의 건조를 모두 도맡아 고속경비함정 분야의 1위 위상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의 핵심이자 해군의 '창끝 전력'으로 불리는 PKMR은 워터제트 추진기를 탑재해 얕은 저수심 해역에서도 거침없이 작전을 수행한다. 특히 종전 모델 대비 30여건의 성능 개선을 거쳐 최첨단 전투체계, 대유도탄기만체계, 전자전 장비 등을 빈틈없이 채워 넣어 화력과 생존성, 운용 편의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수평선 너머에서 적진으로 파고드는 상륙작전의 핵심 전력,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SF-II) 역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HJ중공업만이 건조할 수 있는 독점적 기술 영역이다. 전장 27.9m, 전폭 14.6m에 169톤의 적재량을 자랑하는 LSF-II는 전차 1대와 완전무장 병력 24명(또는 병력 150명)을 싣고 최대 40노트(시속 74km)의 맹렬한 속도로 내륙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공기를 주머니에 불어넣어 부양하는 방식과 가벼운 알루미늄 선체, 고도의 공기역학 추진 기술이 집약돼 사실상 선박보다는 항공기에 가까운 첨단 기체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저력은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해군의 높은 벽마저 무너뜨렸다. HJ중공업은 지난 2025년 12월 미 해군이 발주한 4만t급 대형 군수지원함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MRO 계약을 단번에 거머쥐었다. 이어 올해 2026년 1월에는 미 해군 측의 엄격하고 깐깐한 심사를 최종 통과하며 함정정비협약(MSRA)을 공식 체결하는 쾌거도 거뒀다.
MSRA는 미 해군이 자국 함정의 정비 역량을 갖췄다고 공식 검증한 업체에만 부여하는 협약으로, HJ중공업은 향후 5년간 미 해군 지원함과 전투함 MRO 입찰에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프리패스'를 확보하게 됐다.
HJ중공업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 미 해군 MRO 시장을 본격적으로 폭격할 채비를 마쳤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대한민국 1호 함정방위산업체로서 선박 건조부터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모든 기술적 지원을 완벽히 아우를 역량을 갖췄다"며 "앞으로 성공적인 후속 공사 수행과 완벽한 품질, 납기 준수를 통해 미 해군과의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세계 MRO 시장에 새로운 도약의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