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사이클 규제 '벽' 높아진다…화학업계, 바이오소재 전환 속도
포장재·자동차 재활용 의무 확대
바이오 기반 소재 경쟁 본격화
SK케미칼·롯데케미칼 친환경 투자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사이클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화학업계가 바이오소재·바이오플라스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장재와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등 주요 산업에서 재활용 원료 사용과 탄소배출 관리 의무가 강화되면서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중심의 사업 구조만으로는 글로벌 시장 대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도 오는 2034년 약 175조원(123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소재 투자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 EU 규제 강화에 바이오소재 경쟁 본격화
10일 국회에서 열린 '친환경 소재 개발 방향성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황희윤 국립경국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환경규제는 이제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진화했다"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뿐 아니라 원료 자체를 바꾸는 소재·부품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재활용 소재 사용과 탄소배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포장 및 포장폐기물규정(PPWR)은 오는 2030년까지 페트(PET) 포장재의 재활용 원료 함량을 30%까지 확대하도록 했으며 디지털제품여권을 통해 원료 이력과 탄소발자국 관리도 의무화하고 있다.
자동차와 전기·전자 산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EU 폐자동차규정(ELVR)은 신차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전자제품 역시 생산량의 55~80%를 회수·재활용하도록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박근형 현대자동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EU는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에 t당 800유로를 부과하고 주요 일회용품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바이오복합소재와 천연복합소재 적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 화학업계도 친환경 소재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케미칼은 그린케미칼 사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우레탄용 고기능성 바이오폴리올을 개발해 스판덱스와 인조가죽, 트레킹화 등에 적용하고 있으며 바이오 기반 폴리디옥사논(PDO)은 기존 석유 유래 BDO 대비 약 4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롯데케미칼도 리사이클·바이오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제품 매출은 35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재생원료 2만3480t 사용을 목표로 자원순환 기술과 친환경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 바이오소재 경쟁력 확보 '숙제'
이날 토론회에서는 바이오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원가와 공급망, 인프라 등 구조적인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 교수는 △원료의 높은 해외 의존도 △파일럿 실증 인프라 부족 △석유계 소재 대비 1.5~2배 높은 원가를 주요 걸림돌로 꼽았다. 국내 기술 수준 역시 미국과 EU 대비 70~75%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와 학계는 바이오소재를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닌 수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U 환경규제가 사실상의 비관세 장벽으로 자리 잡은 만큼 국가 차원의 공급망 구축과 인증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 교수는 "원천 연구개발(R&D)부터 파일럿 실증, 공급망 구축, 자원순환 인센티브까지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바이오소재 육성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한국형 친환경 바이오소재 전과정평가(LCA)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탄소저감 효과를 인정하는 정책·세제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약 50조원에서 오는 2034년 약 175조원 규모로 확대되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약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