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視角] 집값 폭락론자들의 돌변
집값 폭락론자들의 변신이 요즘 이슈다. 한문도 교수와 채상욱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집값 하락을 줄곧 주장해온 대표적 인사들인데, 공개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의 정책개발 기구인 '민생연석회의'의 주거위원회 멤버로 활동했다.
포문은 채 대표가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말 '9·7 공급대책'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채 대표는 '무(無)공급대책'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는 "준공이 없는 인허가·착공 말장난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인지 정부는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세제개편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채 대표는 세제개편이 전월세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교수도 가세했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력하게 옹호한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이재명 정부를 믿고 올해 가을까지 3기 신도시와 공급, 분양가 정책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실질적인 준비가 안될 줄은 몰랐다"며 "현재까지 패턴으로 가면 문재인 정부 시즌2만도 못하다"고 말한 것이다. 더 나아가 "기성세대 일원으로서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사과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자문그룹은 대부분 하락론자들로 구성돼 있다. 물론 이들 가운데 여전히 정부 정책 기조에 힘을 싣는 인사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나둘 '친정부 스피커'라는 타이틀을 벗어버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1년간의 성적표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27 대책'부터 올해 '5·12 대책' 등 굵직한 6차례 초강력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오히려 더 뛰었다. 한강벨트와 수도권 일부 남부지역은 새로운 양극화의 핵심지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임대차 시장이 정책으로 왜곡되면서 불안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들어 6월까지 4.99% 뛰었다. 월세도 4.55% 올랐다. 새 정부 1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세와 월세 가격 상승률은 7%대를 웃돌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 2004~2025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10% 이상 뛴 때는 2011년(12.96%), 2006년(11.71%), 2015년(10.79%) 등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상승률을 고려하면 연간 10%대로 전망된다.
강남 집값이 오르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로 중산·서민층과는 좀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전월세 시장은 다르다. 옆집 집값이 오르면 '허탈과 한숨'이지만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주거안정의 핵심이 전월세 시장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세제개편마저 전월세 시장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대출과 삼중규제로 다 묶어 놓은 상황에서 (세제개편이) 집을 팔라는 건지, 사라는 건지 메시지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세제개편이 전월세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고 분석한다. 세를 놓는 집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공급을 늘리는 것은 무조건 필요하다. 하지만 속도를 내도 아파트의 경우 입주까지는 최소 3년 이상 걸린다. 비아파트도 1~2년가량을 잡아야 한다. 공급 정책이 갖는 한계는 너무 뚜렷하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1년 넘게 시장 상황을 본 전문가라면 친정부 인사라도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이 현실이 아닌 '이념과 이상'에 치중되는 한 폭락론자들의 변신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