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기관까지 지방으로?"...2차 이전 앞두고 국책은행·예보 노조 총력전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지부는 11일 오후 7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진행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대회 모습. 뉴시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지부는 11일 오후 7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진행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대회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책은행 3사노조가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투쟁에 나선 가운데 예금보험공사 노조도 반대 목소리를 거세게 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이 금융 경쟁력과 금융안전망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지방 이전 저지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국책은행 3사 노조가 지방 이전 문제를 놓고 공동 결의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르면 이달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발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대에 총력을 거는 분위기다. 서울에 본점을 둔 3대 국책은행은 부산·대전·전주·나주 등으로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책은행 뿐만 아니라 예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도 이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국책은행을 필두로 한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논의는 수년째 이어져 왔다. 선거철마다 나오는 단골 소재지만, 올해는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후보들이 잇달아 공공기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까지 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국책은행 노조는 "지방 이전은 정책금융 역량을 약화하고 결국 금융산업 경쟁력을 끌어내릴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핵심 금융기관을 전국에 기계적으로 분산해 놓고 홍콩과 런던, 싱가포르, 뉴욕, 상하이, 도쿄 등 금융기관 집적에 성공한 도시들과 어떻게 경쟁하겠다는 것이냐"며 "고도의 전문성과 글로벌·전국 단위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정책금융기관을 인위적으로 쪼개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국가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자금 생태계의 기반을 흔드는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 이전으로 인한 신규 채용 경쟁력 저하 등 인재 유출도 우려 요소다. 산업은행의 경우 평소 연평균 퇴사자가 30~40명 수준이었다가 부산 이전설이 공식화된 2022년과 2023년에는 연간 100명 가까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이전설이 나오는 예보 노조도 이날 정책 토론회를 통해 '금융위기 대응 핵심기관으로서 예금보험기구의 적정 입지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지방 이전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은 "국가 금융 안전망과 금융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예보의 기능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사에 대한 신속한 접근과 금융안정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은 금융위기 대응의 핵심 요소"라며 "단순히 이전 비용이나 지역 균형발전 논리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금융안전망의 효율성 유지 여부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금융선진국의 예금보험기구도 금융회사 본점과 금융당국, 금융시장이 집적된 금융중심지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노조는 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영헌 예보노조위원장은 "노동관계법과 헌법상 위반 요소가 없는지, 근로계약법상 개인 대 회사의 관계 등도 법률 검토를 의뢰했다"며 "이를 포함해 (대응 방안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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