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이전에 반대만 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
노조들 경쟁력 저하 내세우며 반대
업무 효율성 살릴 최적의 선택해야
국책은행들을 포함한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계획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대상 은행은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다.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 지역에 금융기관을 유치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은 주지하다시피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살리기다. 정부의 계획에 노조들은 핵심인력 이탈과 신규채용 경쟁력 저하, 조직 불안, 기업금융 전문성 약화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공공기관 1차 이전은 2019년 완료돼 105개 공공기관이 혁신도시와 세종특별자치시 등지로 옮겨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차 이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10곳 중 6곳은 인구가 증가했지만 4곳은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 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전 이후 수도권 인구 비중이 더 높아졌고,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은 더욱 두드러졌다고 한다.
산업연구원은 공공기관 이전을 전국 단위의 거점도시 육성과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러 지역에 고르게 배분하기보다 인구 규모가 크고 광역시 등 대도시 인프라에 접근하기 쉬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은 나눠먹기식으로 전국에 분산시키다 보니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서울을 벗어나다 보니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기관들의 불만도 있었다.
반발이 가장 큰 국책은행 이전도 이런 문제를 고려하여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목적을 달성하면서 업무 효율성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전하더라도 산업연구원의 제안처럼 성장 잠재력이 있는 곳에 다수의 기관을 옮기는 것이 나은지도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일률적인 분산은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하기 바란다.
공공기관 이전의 취지와 목적에 반대할 수는 없다. 수도권이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가 발전이 저하된다. 좁은 국토를 골고루 활용해야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기관 하나만 덜렁 이전해서는 아무 효과가 없다. 그 기관의 업무와 연관된 기관이나 기업들이 함께 모여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기관도 살고 지역도 활성화될 것이다. 국민연금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전북 전주로 이전해 효율성 면에서 말이 많았던 국민연금은 최근 가산점을 통해 자산운용사들을 불러 모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조도 무턱대고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조직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 안목으로 이전 여부를 결정하고 이전하더라도 생태계 구축과 효율성 확보에 유리한 곳으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이다. 세종으로 이전한 정부 기관들의 부작용 사례부터 잘 살펴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각종 정책에도 되레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의 완화를 위해선 더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보다 지역 경제를 살릴 산업단지 조성과 이전이 더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정책을 꼭 성공시켜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