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6.69%에 얼어붙은 美 주택시장…집값은 역대 두번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동 전쟁 여파로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다시 치솟으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가 꺾이고 있다. 기존주택 판매는 두 달 연속 감소한 반면 집값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높은 금리에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록인 효과'까지 겹치면서 거래는 줄고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일(현지시간) 7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보다 1.7% 감소한 연율 406만채(계절조정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 감소보다 부진했다.
6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4%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월 판매는 0.7% 증가했다.
미국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모기지 금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실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2월 한때 6%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했고 모기지 금리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마저 약해지면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6.69%를 기록했다. 7월 초 6.43%에서 한 달여 만에 0.26%p 상승했으며 5주 연속 오름세다.
당분간 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지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역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높은 금리에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NAR에 따르면 7월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3만41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상승했다. 지난 6월 기록한 44만2800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거래 감소에도 집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주택 공급 부족이 있다.
과거 초저금리 시기에 낮은 모기지 금리로 집을 산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면 기존의 낮은 모기지 금리를 포기하고 6% 후반대의 금리로 새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른바 '록인 효과'가 주택 매물을 줄이면서 높은 금리가 수요를 억누르는 동시에 공급까지 제한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NAR에 따르면 7월 말 팔리지 않은 기존주택 재고는 154만채로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