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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 한화 경영참여에 '제동'…"공정위 기업결합 불허해야"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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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국항공우주(047810), 한화시스템(272210)
지난 5월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2호기와 다목적무인기 실증기가 공개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2호기와 다목적무인기 실증기가 공개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그룹의 지분 매입과 경영 참여 선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항공 부품 주요 공급사이자 우주 사업 분야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한화가 경영에 간섭할 경우 국가 항공우주 산업의 경쟁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AI 노동조합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전면 불허할 것을 촉구하며 조건부 승인 시에도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KAI 노동조합은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KAI와 한화의 기업결합심사를 불허해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한화의 KAI 경영 참여 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2025년 11월부터 KAI 주식을 지속 매입해 이달 10일 기준 15.89%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함에 따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 대상에 올랐다.

노조는 공급업체가 고객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상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T-50 계열 엔진, KF-21 최초양산 부품 17종(약 4731억원 규모), 소형무장헬기(LAH) 항공전자장비 등을 KAI에 납품하고 있다.

노조는 "공급업체인 한화가 KAI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가격과 성능을 기준으로 한 독립적인 부품업체 선정이 불가능해진다"며 "한화 계열사 제품의 우선 채택으로 KAI의 구매 의사결정이 훼손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주 사업 분야에서 양사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도 핵심 반대 논리로 제시됐다. 노조는 2023년 5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맺은 초소형위성체계 SAR 검증위성 개발 계약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KAI는 670억원 규모의 K모델을, 한화시스템은 678억7000만원 규모의 H모델 개발계약을 각각 체결하며 후속 양산 사업을 놓고 실질적인 경쟁 중이다.

노조는 "한화 측도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사의 경쟁 상황을 직접 인정했다"며 "경쟁사가 KAI 주요 주주로 참여하면 입찰가격, 원가, 기술개발 전략 등 핵심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불거졌던 문제보다 현재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는 "공정위는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당시 함정 부품 공급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를 인정해 시정조치를 부과했고, 올해 그 이행 기간을 3년 더 연장했다"며 "KAI와 한화는 공급관계와 경쟁관계가 동시에 얽혀 있어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계종합기업인 KAI의 구매 독립성이 흔들리면 수많은 국내 항공우주 협력업체들의 경쟁 기회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AI 노조는 "항공우주산업은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이 투입되는 전략산업"이라며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조건부로 승인할 경우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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