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안전해야 환자도 안전"..의료현장 괴롭힘 근절 나선다
복지부·고용부 등 6개 기관 업무협약
괴롭힘 실태조사부터 조직문화 개선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노동시간 단축 추진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병원계·간호계가 의료종사자의 직장 내 괴롭힘과 과도한 업무부담을 줄이고 안전한 병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13일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노사발전재단, 한국고용노동교육원과 '일하고 싶은 안전한 병원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의료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보건·복지 분야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실태조사에서 괴롭힘 경험률은 보건·복지 분야가 25%로 가장 높았으며 2025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에서도 보건·복지 분야의 접수 비율이 16%로 가장 높았다.
협약기관은 '보건의료 일터혁신 협의체'를 구성하고 반기마다 이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현장 실태 파악 △조직문화·근무환경 개선 △신고·감독 체계 강화 등 3대 과제를 추진한다.
먼저 노동부는 지난 6월부터 보건업 특화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 중소 병·의원을 중심으로 괴롭힘 발생 현황과 지원제도, 구제방안 등을 파악하고 의료계와 간호계의 현장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다.
간호인력에 대해서는 간호법에 따라 의료기관·직종·지역별 업무실태와 인권침해 현황, 간호인력 양성과 처우 개선 등에 대한 별도 실태조사도 진행한다.
병원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컨설팅도 확대한다. 대한병원협회가 추천하는 병원은 별도 심사 없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조직문화 개선 분야의 사업장 자부담도 면제한다.
특히 저연차 간호사를 대상으로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괴롭힘 가능성을 점검하는 병원업 맞춤형 조직문화 특별진단을 실시하고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괴롭힘 예방교육과 조직문화 개선 표준 매뉴얼도 마련할 계획이다.
의료종사자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보건업종의 생명·안전 분야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워라밸+4.5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대학병원 간호사 등 기존 지원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의료종사자에 대한 지원 확대도 추진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혼자 문제를 감당하지 않도록 상담과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와 간호인력지원센터의 간호사 SOS 지원창구 등을 활용해 의료종사자의 상담·지원 기능을 확대하고 현장에서 파악된 문제사업장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된 병원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기획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14일까지 최근 3년간 괴롭힘 신고사건이 다수 접수된 중소병원 14곳을 대상으로 노동관계법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적정 간호인력 배치 제도화 등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병원 내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부담이 조직문화 문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이 존중받는 일터가 곧 환자의 안전으로 이어진다"며 "적정 간호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의료기관에서도 병원장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환자를 살리는 소중한 손길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고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일터혁신 상생컨설팅과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 등을 통해 의료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병원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태조사→예방·컨설팅→신고·지원→근로감독으로 이어지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의료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