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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의회 한 달째 내홍…민주당 국회의원 주도권 경쟁설까지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개원 40일 넘도록 원구성 마무리 못 해
민주당 11명 내부 이견에 국힘 협상 난항
갑·을 6명 vs 병 5명 구도…'병 패싱' 논란도
최민희·김용민 등 지역 주도권 경쟁설도 제기

남양주시의회 회의장 모습. 남양주시의회 제공
남양주시의회 회의장 모습. 남양주시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남양주=김경수 기자】 경기 남양주시의회가 개원 40일이 넘도록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의정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표면적인 원인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및 당내 이견이다. 그러나 지역에선 이번 사태의 배경에 남양주 더불어민주당 내부 역학관계와 양당 사이의 지역 정치 주도권 경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40일 넘어선 의정 공백… 민주당 표 대결에 파행

13일 남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제10대 의회는 원구성 협상이 끝나지 않아 현재까지 정상적인 의사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11명이다. 남양주갑 3명, 남양주을 3명, 남양주병 5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원구성을 위한 의원총회 안건마다 갑·을 지역 의원 6명과 병 지역 의원 5명의 표결 구도가 반복되면서 병 지역 의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일부 의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실제 남양주병 지역 초선인 최정혜·김기준·정미정 의원은 지난달 28일 제출했던 본회의 소집 요구 동의를 이틀 뒤 철회했다. 갑·을 지역 의원 6명이 결정하면 병 지역 의원 5명의 의견은 어떤 경우에도 반영될 수 없는 본회의 구조라는 게 철회의 이유다.

이들은 "단 한 석 더 많다는 이유로 상대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은 '날치기'를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행태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며 "민주적 의회 운영은 단순한 숫자의 우위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 상호 존중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갑·을 의원들은 원구성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의회 기능이 마비되고, 시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병 의원들은) 당 결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남양주갑 국회의원(왼쪽)과 김용민 국회의원(남양주병). 연합뉴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남양주갑 국회의원(왼쪽)과 김용민 국회의원(남양주병). 연합뉴스

'원팀' 흔들?… 주도권 경쟁설

지역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주목하는 이유는 남양주 민주당의 정치 구도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당시 최민희 의원(남양주갑), 김병주 의원(남양주을), 김용민 의원(남양주병)은 공동 유세와 합동 행보를 이어가며 '남양주 원팀'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역위원회 간 결속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원구성 과정에서 갑·을 지역과 병 지역 의원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지역위원회 간 주도권 경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이 단순한 자리 나누기를 넘어 향후 지역 조직 운영과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가늠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겉으로는 시의회 원구성 문제지만, 민주당 어느 지역위원회가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의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역 장악력은 물론, 2028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치권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갈등은 과거 6·3 지방선거 때 남양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최민희 의원 측과 김용민 의원 측이 서로 다른 후보를 우회 지원하며 현직 국회의원 간 '경선 대리전' 양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원 간 단체대화방 설전과 공개 비판이 이어지는 등 계파 갈등의 앙금이 지금까지 고스란히 쌓였다는 취지다.

반면 국회의원 측 당사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파 갈등이나 대립으로 확대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최민희 의원 측과 김용민 의원 측은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의회 원 구성 기준과 운영 방식을 둘러싼 지역 정치인들의 의견 대립일 뿐, 특정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 다툼이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남양주시 왕숙 1공공주택지구 모습. 연합뉴스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남양주시 왕숙 1공공주택지구 모습. 연합뉴스

"정치인 놀이터 아니다"

공무직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조속한 의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4일 성명에서 "현재 민주당 의장 후보를 둘러싼 논란과 초선 의원 중심의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등으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시민을 위해 조례를 만들고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논의해야 할 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남양주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왕숙신도시청년회(청년회)도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왕숙신도시와 광역 교통망을 비롯해 주거·교육·복지·일자리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 달 넘게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의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힘 모두 협상에 나서 조속히 의회를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청년회는 민주당에 의장·상임위원장 인선 재검토를, 국힘에는 실질적인 협상에 즉시 나설 것을 강조했다. 또 '남양주병 패싱'을 중단하고, 갑·을·병 3개 지역과 21명의 시의원을 동등하게 고려한 원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국회의원이 원구성에 개입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청년회는 "시의회는 정치인들의 권력 놀이터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하는 대의기관"이라며 "특정 정당의 독단과 의회 파행, 특정 지역을 배제하는 정치가 이어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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