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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수주 1806.5% 급증에도… 관광객 8.4만명 줄며 제주경제 둔화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은 제주본부 8월 실물경제 진단
7월 관광객 122.8만명… 8.4만명 감소
소비심리 104.6에서 100.8로 하락
6월 건설수주 1806.5% 급증
고용률 72%… 물가 2.9%로 둔화

제주국제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7월 제주 관광객은 12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000명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9만명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사진=뉴시스
제주국제공항을 찾은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7월 제주 관광객은 12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000명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9만명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경제가 건설수주 급증과 고용률 상승에도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제주경제에서 비중이 큰 관광은 7월에도 내국인 감소세가 이어졌고, 소비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1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최근 제주경제는 건설수주 증가와 양호한 고용 상황에도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관광 부진이 가장 뚜렷하다. 7월 제주 관광객은 122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000명 감소했다.

전체 감소는 내국인 관광객이 주도했다. 7월 내국인 관광객은 96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9만명 줄었다. 6월 10만9000명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은 제주본부는 항공료 부담 등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외국인 관광객은 26만5000명으로 6000명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6월 1만8000명에서 크게 줄었다.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편 증가 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6월 187편에서 7월 110편으로 축소됐다.

국내선은 7월에도 전년보다 156편 적었다. 다만 감소 폭은 6월 487편보다 줄었다. 7~8월 성수기를 맞아 항공 공급 여건이 다소 개선되고 있다는 게 한은 제주본부의 판단이다.

8월 들어서는 관광객 흐름에 일부 변화도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000명 증가했다. 내국인이 4000명, 외국인이 1만명 각각 늘었다.

소비 회복세도 약해졌다. 실제 소매 판매 흐름을 보여주는 2·4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2.3% 상승하는 데 그쳤다. 1·4분기 증가율 7.0%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낮아졌다.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 판매는 7.7%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8.9% 감소했다. 6월 대형마트 판매 역시 전년보다 10.8% 줄었다.

카드 소비에서도 관광 부진의 영향이 나타났다. 6월 제주지역 내국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1.6% 증가했지만 관광객 카드 사용액은 1.5% 감소했다. 도민 사용액은 2.7% 증가했다. 소비심리도 다시 약해졌다. 제주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101.8에서 6월 104.6까지 올랐다가 7월 100.8로 떨어졌다.

제주시 노형로터리 일대 도심에서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건설수주 증가와 고용 개선에도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가 이어지면서 제주경제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스1
제주시 노형로터리 일대 도심에서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건설수주 증가와 고용 개선에도 관광객 감소와 소비심리 악화가 이어지면서 제주경제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스1

건설지표는 겉과 속이 달랐다. 6월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보다 1806.5% 급증했다. 공공부문 수주가 1840.5%, 토목부문은 2699.5% 늘어난 영향이 컸다.

건설수주는 앞으로 수행할 공사를 확보했다는 의미지만 실제 건축 활동을 보여주는 허가·착공 지표는 반대 방향이었다. 6월 건축허가면적은 전년보다 55.8%, 건축착공면적은 18.9% 각각 감소했다. 주거용 허가면적과 착공면적도 각각 49.1%, 49.0% 줄었다. 레미콘 출하량 역시 13.2% 감소했다.

미분양주택 적체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 미분양주택은 지난 4월 2700호에서 5월 2804호, 6월 2909호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공공·토목 분야의 수주 급증과 별개로 민간 주택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고용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7월 제주지역 취업자는 4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72.0%로 1.9%p 상승했고 실업률은 0.9%로 0.9%p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가 7000명, 농림어업이 6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3000명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6월 6000명보다 줄었다.

서비스업 안에서도 흐름은 갈렸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7000명 감소했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도 4000명 줄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8000명 증가했다.

물가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7월 제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9% 상승해 6월 3.4%보다 오름폭이 낮아졌다. 전국 상승률 2.8%보다는 0.1%p 높았다. 석유류 물가는 여전히 15.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6월 21.0%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다. 농축수산물도 5.3%에서 2.4%로 둔화됐다.

부동산가격은 약세를 이어갔다. 6월 제주 주택매매가격과 아파트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0.2% 하락했고 토지가격도 0.1% 떨어졌다.

한은 제주본부는 중동 정세 불안 등 관광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항공 공급 여건 개선과 제주도의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경기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과 소비의 회복 강도, 공공재정 투입이 실제 민간경기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향후 제주경제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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