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고서도 모텔 임대해준 건물주...대법 "이득 추징해야"
2심에선 "숙박업 이득도 혼재...추정 불가능"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건물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임대 계약을 연장해준 건물주에게 이득을 추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최근 성매매특별법(알선 등) 혐의를 받는 건설업 대표 A씨 사건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한 모텔의 실질적 소유주인 A씨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성매매알선 영업을 하는 B씨에게 모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B씨가 이미 지난 2018년 3월 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아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B씨에게 성매매 장소를 임대해준 것이다.
계약 당시 A씨는 B씨 부부로부터 B씨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못한다는 말을 듣고, B씨의 배우자와 '보증금 3억원에 월세 800만원'으로 1년간 월세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2021년 1월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550만원으로 연장계약을 하기도 했다.
해당 재판의 쟁점은 모텔을 성매매 영업으로 임대한 경우, 월세를 추징 대상인 범죄수익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성매매 처벌법 제2조에 따르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이나 토지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성매매알선 등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법 19조에는 그 범죄로 인해 얻은 금품이나 재산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 가액을 추징토록 한다.
1심 재판부는 해당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계약을 체결한 기간 동안 송금받은 2억327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A씨에 대한 형량은 유지했지만, 추징 부분은 파기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모텔의 경우 숙박업의 일종인 만큼, 일반손님과 성매매 손님이 혼재돼 있어 월세 전부를 범죄수익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또 성매매 손님에 대한 수익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자료 또한 없기에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다며 추징금 전부를 파기했다.
대법원은 해당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봐야 한다고 2심 판단을 뒤집었다. A씨가 B씨의 성매매 영업 사실을 알고도 모텔을 임차해줬기 때문에, 월세를 범죄수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도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대가로 받은 차임 상당액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인해 실제 취득한 이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즉 숙박비 매출로 봤던 2심 판단에 법리적 오류가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 관계자는 "성매매처벌법상 장소제공형 알선에서, 건물주가 받은 차임 자체가 성매매 영업의 대가라면 차임 상당액이 그대로 추징 대상이 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