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축제 22건에 43억 투입… 도내 생산유발 55억
제주연구원, 2025년 축제사업 효과 분석
예산 67.6% 도내 귀착… 1원당 1.28원
외지인 소비효과 485억은 '참고지표'
연구진 "지역소득·계획구체성 우선해야"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서귀포시가 지난해 축제 22건에 43억2820만원을 투입해 제주지역에서 55억2840만원의 생산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 1원을 투입할 때 도내에서 1.28원의 생산이 발생했다.
13일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이중화 연구위원과 조남운 부연구위원은 '서귀포시 축제사업의 경제적 효과 분석 및 성과진단 연구'를 통해 2025년 서귀포시가 추진한 축제·박람회·문화행사 22건의 경제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한국은행의 2020년 제주 지역산업연관표를 적용해 축제 예산이 제주지역 산업에 미치는 생산유발 효과를 사업별로 산출했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연계 개최된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서귀포칠십리축제'는 방문객 분석에서 하나로 합쳐 실제 분석단위는 21건으로 잡았다.
연구 결과 축제 22건에 투입된 예산은 모두 43억2820만원이었다. 이 예산의 집행으로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생산유발 효과는 55억2840만원으로 분석됐다. 투입예산 대비 1.28배다.
여기서 '1.28배'는 축제에 1원을 쓰면 1.28원의 이익이 남는다는 뜻은 아니다. 행사 운영비와 식음료, 숙박, 인쇄물 등으로 지출한 예산이 지역 업체 매출과 중간재 거래를 거치면서 제주 안에서 만들어낸 생산액을 합산한 개념이다.
사업별 생산유발 배수도 1.19~1.33배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예산 세부내역을 동일한 지역산업연관표 기준으로 분석한 만큼 축제별 정책지출 효과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표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예산이 모두 제주에 남은 것은 아니다. 정책지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 가운데 도내 귀착 비중은 67.6%였다. 지역 업체 발주와 중간재 거래 과정에서 약 3분의 2가 제주경제에 남고 나머지는 도외에서 생산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 등으로 빠져나간 구조다.
사업별로는 20억원을 투입한 '2025 문화의 달 행사'의 도내 생산유발 효과가 25억8150만원으로 가장 컸다. 5억원 규모의 서귀포칠십리축제는 6억2820만원, 2억7150만원이 투입된 새연교 주말 문화공연은 3억5030만원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축제 참가자 소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별도로 추산했다. 도외·해외 방문객이 축제장과 제주 체류 과정에서 지출한 돈을 토대로 산출한 도내 생산유발 효과는 약 48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정책지출 효과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22개 축제 가운데 행사장에서 방문객 1인당 지출액을 직접 조사한 사업은 '새연교 주말 문화공연' 1건뿐이었다. 상당수 축제에는 방문객 가운데 외지인이 32%라는 표준 비율과 1인당 행사장 지출 15만원 등의 가정을 적용했다.
가파도 청보리축제처럼 방문객은 많고 예산은 작은 사업에서는 투입예산 대비 경제효과가 244배까지 계산됐다. 연구진 스스로 외지인 비율과 숙박 등 체류비용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생긴 과대 추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따라서 약 485억원이라는 방문객 소비 효과는 '어떤 축제가 외지인을 끌어들일 잠재력이 있는가'를 보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축제 간 우열이나 예산 배분을 결정하는 지표로 직접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사람이 얼마나 많이 왔느냐'보다 '지역에 무엇을 남겼느냐'에 무게가 실렸다.
제주지역 축제·문화사업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계층분석법(AHP) 조사에서 유효 응답 17건을 분석한 결과 '지역경제 기여성'이 28.2%로 가장 중요한 평가영역으로 꼽혔다. 추진 현실성 25.7%, 사업 적합성 23.4%, 지속 가능성 22.8%가 뒤를 이었다.
16개 세부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가중치를 받은 것은 '지역소득 기여 가능성'으로 10.6%였다. 방문객 숫자 자체보다 축제 소비가 음식점과 숙박업, 지역상점, 주민 소득과 실제로 연결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 셈이다.
두 번째는 '사업계획 구체성' 9.8%, 세 번째는 '지역브랜드 축적 가능성' 7.6%였다. 지역 정체성과 대표성 7.5%, 지역자원 활용성 6.4%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축제 지원정책도 행사 개최 건수나 방문객 숫자 중심에서 지역경제 환류와 실행력, 지역 브랜드 축적을 함께 따지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지역 업체 참여와 현지 소비를 늘리는 지역경제 연계 강화 △사업계획과 추진주체 검증을 통한 운영체계 내실화 △서귀포 고유자원을 활용한 지역 정체성·브랜드 강화 △자체 수익모델과 지역 기획인력을 육성하는 지속가능한 축제 생태계 구축 등 4개 방향을 제시했다.
축제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한 데이터 정비도 과제로 꼽았다. 현재 축제마다 방문객 계산법과 만족도조사 방식이 달라 경제효과를 정밀하게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만족도조사에 거주지와 1인당 지출액, 체류기간 등을 공통 항목으로 넣고 현장 카운팅이나 QR 등록 등을 통해 외지인 비율을 직접 측정할 것을 제안했다. 축제마다 결과보고서와 예산 세부내역 양식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연구진은 지역경제 효과만으로 모든 축제의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한 대형 축제와 주민 화합이 목적인 소규모 마을축제는 성격부터 다른 만큼 문화적 가치와 공동체 활성화, 지역 정체성 등 비경제적 성과를 함께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