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가상자산 편취' 델리오 대표 1심 징역 15년…법정구속
法 "고율 이자·안정성 내세워 거액 편취"
"수많은 피해자 경제적 피해, 회복 어려워"
검찰 압수수색 절차 위법 판단
2811명·2450억 편취 혐의는 무죄
[파이낸셜뉴스] 고객의 가상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 예치업체 델리오 대표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델리오 대표 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정씨를 법정구속했다.
정씨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높은 이자를 내세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가상자산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델리오는 2023년 6월 14일 돌연 출금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보유 가상자산 내역을 허위로 제출해 가상자산사업자 자격을 취득하고, 예치 서비스 이용자들을 속여 피해자 1078명으로부터 700여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산 운용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감당할 수 없는 고율의 이자를 내세우고, '크립토 은행' 등 안정성을 강조한 미사여구로 과대 홍보해 이에 현혹된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편취했다"며 "범행 경위와 수단·방법, 피해 규모 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피해자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FTX 파산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사건이 촉발된 측면이 있다"며 정씨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2811명으로부터 245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했다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서버 위탁업체 가비아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델리오 측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아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했다는 취지다. 또 해당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어 피해자의 신원과 가상자산 입금 시점·수량 등을 특정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재판부는 검찰이 이후 제기한 예비적 공소사실은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델리오가 수익 악화와 자산 부족 상황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예치 서비스를 계속한 점을 기망 행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델리오가 운용 수익이 저조해 지속적으로 원금이 손실되면서 예치 가상자산 대비 보유 가상자산의 부족분이 대량으로 누적돼 이른바 돌려막기식 운영을 하고 있던 사정이나,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외부 업체에 아무런 물적 담보 없이 대여 또는 예치하는 위험성이 큰 방식으로 운용 방식을 변경한 사실을 고객들에게 제대로 고지했더라면 고객들은 가상자산을 예치하지 않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첫 결심공판에서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초 지난달 선고가 예정됐으나 정씨 측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변론이 재개됐다. 검찰은 일부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피해 범위를 축소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지난달 27일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재구형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