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국가유산청, 제주4·3 다랑쉬굴 등록 예고… 은신처·학살터 가치 인정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12일부터 30일 이상 예고
1948년 주민 피신 중 집단희생 발생
굴 내부 생활유물 보존… 학술가치 인정
국가유산위 심의 거쳐 최종 등록 결정
수악주둔소 이어 두 번째 4·3 유산 추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굴 내부에 그릇과 항아리 등 제주4·3 당시 피신생활의 흔적을 보여주는 생활유물이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굴 내부에 그릇과 항아리 등 제주4·3 당시 피신생활의 흔적을 보여주는 생활유물이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 당시 주민들이 몸을 숨겼던 은신처이자 집단희생이 발생한 다랑쉬굴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 4·3 당시 피신생활과 희생의 실상을 보여주는 현장과 굴 내부 유물이 함께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2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있는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등록 예고는 최종 등록에 앞선 의견수렴 단계다. 30일 이상 국민 의견을 받은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 인근 주민들이 토벌을 피해 생활했던 동굴이다. 1948년 12월18일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들이 이곳에 피신해 있던 중 토벌대에 발각됐다.

당시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를 안으로 불어넣고 출입구를 봉쇄하면서 굴 안에 있던 주민들이 질식해 희생됐다. 피신처가 집단희생 현장으로 바뀐 제주4·3의 비극을 그대로 간직한 장소다.

다랑쉬굴이 다시 세상에 알려진 것은 사건 발생 40여년 뒤다. 1991년 12월22일 처음 발견됐고, 이듬해인 1992년 4월2일 굴 안에서 발견된 유골의 존재가 공개됐다. 같은 해 5월15일 유골을 화장한 뒤 동굴 입구가 봉쇄됐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굴 일대 전경. 사진에는 다랑쉬굴과 위령조형물, 안내표석, 주차장 등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여부는 30일 이상의 예고기간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굴 일대 전경. 사진에는 다랑쉬굴과 위령조형물, 안내표석, 주차장 등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여부는 30일 이상의 예고기간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번 등록 예고에서는 집단희생이 발생한 역사적 장소라는 점과 함께 굴 내부에 당시 피신생활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평가됐다. 문헌기록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4·3 당시 주민들의 피신생활과 현장의 상황을 보여주는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크다.

제주도는 지난해 다랑쉬굴 4·3유적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제주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유산청에 등록을 신청했다.

국가유산청은 관계 전문가 현지조사와 국가유산위원회 사전 검토 등을 거쳐 등록 가치를 인정했다. 이번 예고 기간을 마치면 국가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 절차가 이어진다.

다랑쉬굴이 최종 등록되면 제주4·3 유적으로는 수악주둔소에 이어 두 번째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개별 4·3유적을 국가 차원의 근현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범위가 은신처와 집단희생 현장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주도는 최종 등록을 위해 국가유산청과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다랑쉬굴의 역사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인영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다랑쉬굴은 주민 피신과 집단희생의 아픔이 남은 4·3 현장"이라며 "수악주둔소에 이어 두 번째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되도록 국가유산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은신처 #국가유산청 #다랑쉬굴 #제주4·3 #학살터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