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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라산~해안 생태축 묶는다… 서호·호근·서홍 '생태경제' 실험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귀포시 서호·호근·서홍 권역 시범사업 추진
치유의숲·하논분화구·고근산·5개 하천 연계
주민 보전활동을 관광·소득으로 연결
2027 생태계서비스촉진구역 공모 대응

국내 최대 마르형 분화구인 제주 서귀포시 하논분화구와 주변 생태경관. 제주특별자치도는 서호동·호근동·서홍동 일대의 숲과 하천, 오름·분화구 등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묶어 보전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국내 최대 마르형 분화구인 제주 서귀포시 하논분화구와 주변 생태경관. 제주특별자치도는 서호동·호근동·서홍동 일대의 숲과 하천, 오름·분화구 등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묶어 보전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한라산에서 하천을 거쳐 해안까지 이어지는 생태자원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보전하고, 이를 생태관광·치유·휴양과 주민 소득으로 연결하는 '생태경제' 실험에 나선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서호동·호근동·서홍동 일대를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촉진구역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사업권역에는 치유의숲과 미로숲, 5개 하천, 고근산, 하논분화구 등이 포함된다. 한라산 중산간에서 하천을 따라 해안으로 이어지는 생태축을 개별 명소가 아닌 하나의 권역으로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보전'과 '지역경제'를 따로 보지 않는 데 있다. 주민들이 외래식물 제거와 하천 정화·감시, 생물종 서식지 관리, 탐방로 정비 등에 참여하고 이를 생태관광과 치유·휴양 프로그램으로 연결한다.

'생태계서비스'는 식량과 물 같은 자원뿐 아니라 탄소흡수·수질정화, 휴양·치유처럼 자연 생태계가 사람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뜻한다. 정부의 생태계서비스지불제도 이런 자연 보전·증진 활동에 참여한 주민이나 토지관리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제주도는 기존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이번 시범사업을 연계한다. 주민이 생태자산 관리의 주체로 참여하고, 보전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에서 소비와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생태관광과 치유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지역별 생태자원을 조사해 탐방·휴양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생태힐링센터 등 체험 기반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후보지도 발굴한다.

서귀포 치유의숲에서 탐방객들이 숲길을 걷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생태자원을 활용한 관광·치유·휴양 프로그램을 개발해 생태보전과 주민 소득을 연결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서귀포 치유의숲에서 탐방객들이 숲길을 걷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생태자원을 활용한 관광·치유·휴양 프로그램을 개발해 생태보전과 주민 소득을 연결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 조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태자원도 찾아낸다. 이후 주민 교육과 마을별 프로그램 개발을 연계해 지역공동체가 직접 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운영 방식도 권역 단위로 바꾼다. 제주도와 제주생태계서비스지원센터, 서호·호근·서홍 3개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중심으로 사업계획부터 보전활동, 프로그램 운영까지 공동으로 관리한다. 제주도는 지난 7월 관련 지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 운영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계획과 운영규정을 확정했다.

이번 시범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생태자원을 관광객이 보는 '경관'에서 주민이 관리하고 활용하는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데 있다. 치유의숲이나 하논분화구처럼 이미 알려진 자원과 마을의 하천·숲·탐방로를 연결하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 프로그램과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관광객 증가 자체보다 생태 훼손을 막으면서 주민에게 실질적인 편익이 돌아가는 관리체계를 만드는 게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보전활동과 이용 프로그램을 동시에 확대하는 만큼 방문객 관리와 생태 모니터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제주도는 올해 시범사업의 운영성과를 축적한 뒤 2027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생태계서비스촉진구역 지정 공모에 대응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현재 생태계서비스 촉진구역 제도 도입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운영을 자연생태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사업과 연계되면 개별 마을 단위에서 진행해온 생태보전 활동을 권역 단위의 장기 관리체계로 확대한다는 게 제주도의 구상이다.

임홍철 제주특별자치도 기후환경국장은 "주민이 생태자산을 직접 보전하고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모델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시범사업 성과를 쌓아 국가사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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