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 수건 분실 많다" 목욕탕 해명에도… 인권위 "女 전체 부담 안 돼"
[파이낸셜뉴스] 남성 고객에게는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주면서 여성 고객에게만 별도 요금을 받는 목욕장 운영 방식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지난해 9월 경북 지역의 한 목욕장 업소를 찾았다. 당시 해당 업소는 남성 고객에게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여성 고객에게는 수건 1장 500원, 일회용 비누 700원을 받고 있었다.
A씨는 이러한 운영 방식이 성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업소는 여성 고객에게 별도 요금을 받은 이유에 대해 "여탕 고객들에게 지급한 수건이 분실되는 사례가 빈번해 비품 재구매에 따른 영업 손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업소 측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목욕장 업소의 비품 무료 제공 의무가 없고, 전국의 다른 업소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한 인권위의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는 일부 이용객 문제를 여성 고객 전체의 부담으로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설령 여탕의 수건과 비누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부 이용객으로 인한 문제에 불과함에도 일반 여성 고객 전체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성별에 관한 고정관념이나 일반화에 근거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영업 손실을 줄일 방법이 별도 요금 부과만 있는 것도 아니라고 봤다. 인권위는 수건 대여 때 보증금을 받거나 시설 안에 부착형 공용 비누를 두는 방식 등을 대안으로 들었다.
그럼에도 여성 고객에게만 같은 기준으로 추가 요금을 물리는 행위는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는 차별이라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업소 사장에게 운영 방식을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인 시장에게는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라고 했다.
여성 사우나에 수건을 두지 않거나 유료로 빌려주는 방식은 목욕업소에서 오래 이어져 온 관행으로 꼽힌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 조사에서도 같은 관행이 확인됐다. 해당 관내 목욕장 업소 27곳 중 22곳은 여성 고객에게만 수건 1장당 평균 500원의 별도 요금을 받고 있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