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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키울 과학기술 씨앗 심다

파이낸셜뉴스
[기고] 대한민국 키울 과학기술 씨앗 심다

지난 12일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 행사에서 태권브이 모형을 꺼내 들었다. 1976년에 태어난 태권브이는 70~80년대 '사이언스 키즈'에게 이공계 진학과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었다. 그 아이들 가운데 누군가는 지금 반도체를, 원자로를, 로봇을 만든다. 꿈은 그렇게 한 세대를 건너 기술이 되었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불모지에서 시작한 도전의 역사이며, 도약의 순간마다 선제적인 과학기술 투자가 있었다. 전전자교환기(TDX) 독자 개발로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고, 반도체 도전으로 메모리 강국에 올랐다.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로 ICT 강국의 기틀도 다졌다. 가능성을 먼저 내다보고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하나로 뭉쳐 도전한 결과,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경제강국이자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올라섰다.

이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10년, 20년 뒤를 준비할 첨단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 당장 어디에 쓰일지 명확하지 않고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다린다면 미래의 주도권도 가질 수 없다. 그 혁신의 씨앗이 7대 SEED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어떤 싹을 틔워야 할까? AI로 인해 폭증하는 전력 수요와 탄소중립 전환 과제는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을 요구한다. 민관 협력으로 2035년까지 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상용화하고, 2030년대 비경수형 SMR 건설에 착수하겠다.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를 건설해 2030년대 말 전력 생산에 도전한다. 초고효율 태양전지와 수전해 시스템 등 한계를 돌파할 재생에너지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인간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한계를 확장하는 프론티어 기술에도 과감히 투자한다. 양자는 기존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고 국방·안보와도 직결되는 전략자산이다. 100큐비트급 국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양자칩 제조 역량을 키우겠다.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과 달 탐사 역량을 확보하고 차세대 민항기 핵심 소재·부품도 키운다. AI와 로봇으로 신약 개발을 가속하고, 생각만으로 글자를 입력하고 기계를 조작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제품 상용화에도 나선다. 첨단소재·부품과 핵심광물 확보에도 힘을 쏟아 공급망 안정과 산업 기반을 다질 것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는 하나의 전략이다. AI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역량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견을 앞당기고, 미래기술의 성과는 다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낸다. 정부와 산학연이 한 팀이 되어 오늘의 SEED를 내일의 메가 프로젝트로 키우겠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의 '(가칭)미래개척추진단'을 구성해 프로젝트별 로드맵과 이행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 도전적 연구와 신속한 사업화를 가로막는 낡은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고, 기초연구부터 실증·사업화까지 끊김 없이 지원하겠다.

50년 전 어린이들이 태권브이를 보며 꿈을 키웠던 것처럼, 지금 우리 아이들이 상상하는 기술이 2050년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이 될 것이다. 그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고 씨앗을 심어 새로운 기술과 산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세계가 주목하는 과학기술 강국,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전진해 나가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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