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성시대에 액티브로 역주행…KCGI운용, 공모주식형 '톱10' 진입
3년 새 공모주식형 순자산 3배, 2조1600억원으로 업계 10위
금융지주·대기업 계열 과점 뚫은 중견사…연금자산도 3.3배 성장
TDF 1조 돌파·기관 위탁 확대…'액티브→연금→기관' 성장축 구축
[파이낸셜뉴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자산운용업계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사이 KCGI자산운용이 전통 공모 액티브펀드를 앞세워 업계 톱10에 진입했다. 대주주와 사명을 바꾼 지 3년 만에 공모주식형 순자산을 세 배 가까이 키우면서 금융지주·대기업 계열 운용사가 장악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의 지난 7월 말 공모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2조1600억원으로 3년 전보다 194% 증가했다. ETF를 제외한 국내·해외 주식형 기준 48개 종합자산운용사 가운데 10위다. 같은 기간 해당 시장 전체 성장률이 67%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시장보다 약 3배 빠른 성장세다.
운용업계에서는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성장의 내용에 주목한다. 최근 운용사 경쟁의 무게중심이 ETF로 급격히 이동한 상황에서 KCGI자산운용은 액티브 공모펀드와 연금이라는 전통 운용 영역에서 몸집을 키웠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 주식형 상위권 대부분을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견 운용사의 톱10 진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간판 펀드인 'KCGI코리아1[주식]'은 최근 3년 수익률 170.6%로 벤치마크를 17.0%포인트 웃돌았다. 국내 주식혼합형과 TDF, 해외주식혼합형 등에서도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가 이어졌다. 단순 판매 확대보다 수익률이 자금 유입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 번째 성장축은 연금이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친 연금자산은 3년 동안 3.3배 증가한 2조2500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퇴직연금 펀드는 6.6배 성장했다. TDF 순자산도 지난 7월 1조원을 넘어 업계 8위까지 올라섰다. 은행권 퇴직연금 머니무브와 TDF 성과가 맞물리면서 공모주식형에 이어 연금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여기에 판매망과 기관자금 확대도 성장 속도를 높였다. 2023년 사명 변경 이후 1000억원 이상을 판매하는 대형 채널은 8개에서 10개로, 100억원 이상 중형 채널은 24개에서 29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연기금·공제회 등 20여개 기관투자가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올해는 글로벌 운용사 피델리티와 제휴해 상품 라인업도 확장했다.
이에 힘입어 회사 전체 순자산은 3년 전보다 2.1배 증가한 5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공모 액티브에서 확보한 성과가 연금과 기관 위탁운용으로 번지면서 중견 운용사에서 종합운용사로 체급을 높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운용사들의 외형 경쟁이 사실상 ETF 점유율 싸움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전통 액티브와 연금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점은 차별화되는 대목"이라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단기 히트상품보다 수익률과 판매채널, 연금·기관자금까지 연결되는 자금 유입 구조를 갖췄는지가 운용사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KCGI자산운용은 2023년 8월 KCGI로 대주주가 변경된 뒤 현재 사명으로 새 출발했다. 향후 ETF 신상품과 채권·대체투자, 사모 운용 역량까지 확대해 성장축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