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보조금' 넘어 AI·전력까지…삼성 美로비 지형 바뀌었다
AI·전력망·6G까지 대미 로비 의제 확대
로비비 줄었지만 정책 대응 전선은 더 넓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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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의 대미 정책 대응의 무게중심이 기존 반도체 보조금과 통상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으로 확장·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직후인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공급망 대응에 로비 전력을 집중시켰으나, 챗GPT 등 생성형 AI가 본격 등장하기 시작한 지난해 중반을 기점으로 AI 연구개발(R&D)과 6세대(6G) 이동통신으로 로비 자원을 전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올해는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를 전면에 띄운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의 대관 전략도 '반도체 공장'을 넘어 AI 생태계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6G 이어 데이터센터 전력까지…넓어지는 美 정책 전선
23일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이 미국 의회에 제출한 로비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로비 의제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 제조업 분야 로비 항목에는 '데이터센터에 영향을 미치는 전력망 및 에너지 법안'이 새롭게 명시됐다. 그동안에는 미국 내 투자와 반도체지원법 이행, 국방수권법(NDAA) 등이 중심이었지만 2·4분기부터 데이터센터 전력 관련 문구가 추가된 것이다. 올해 2·4분기에는 지식재산권(IP)도 새로운 분야로 등장했다. 삼성은 '소송자금 조달 투명성을 포함한 IP 정책'을 별도 로비 의제로 신고하고 상·하원과 미국 특허상표청(PTO)을 접촉 기관으로 적시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관련 로비 의제가 5G와 주파수, 무선 브로드밴드 중심이었지만 지난해 4·4분기부터 '6G'가 추가됐다. 이후 올해 1·4분기와 2·4분기까지 5G·6G가 함께 정책 대응 대상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로비 의제가 반도체 지원과 통상 대응을 넘어 AI·전력·6G·IP 등 차세대 성장 분야로 세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제 넓어졌는데 로비비는 7%↓…통상정책 급변 기저효과
정책 대응 영역이 넓어진 것과 달리 로비 금액은 오히려 줄었다. 올해 2·4분기 로비 지출은 11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만 달러보다 8.5% 감소했다. 올해 1·4분기에도 148만 달러를 지출해 전년 동기 157만 달러 대비 5.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로비 금액은 266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286만달러보다 약 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비 규모 감소는 지난해의 높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대부분의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글로벌 통상정책을 급격히 전환했고, 당시 주요 기업들의 로비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정책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며 로비 비용은 줄었지만, 기존 핵심 산업정책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지원법과 공급망, 세제 등 기존 산업정책 대응은 상시 관리 영역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지원법 집행과 미국 내 투자, 공급망 등을 매 분기 주요 로비 의제로 올리고 있으며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인 '48D'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7월 백악관이 '미국 AI 행동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 역시 같은 해 4·4분기부터 AI 관련 정책을 별도 로비 의제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정책 초점이 반도체 공급망과 통상에서 AI 인프라와 전력, 차세대 통신 등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대관 활동도 이에 맞춰 세분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정원일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