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소동으로 얼룩진 與 전당대회..분열된 당원 규합, 최우선 과제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친명·친청 지지 당원 간 미묘한 신경전
고층 조명탑 구조물에 올라가 난동도
당권 유력 주자 金·鄭 막판 표심 호소
지지자 환호로 확인한 당내 분열상
차기 지도부 풀어낼 수 있을까 주목

[대전=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식전공연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대전=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식전공연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전=김형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열기는 대전의 굵은 빗줄기와는 무관하게 뜨거웠다. 당원들은 야외에서 비를 맞으면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의 구호를 연호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 간 미묘한 신경전과 고공 시위도 벌어지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빚어진 계파 갈등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차기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전당대회 기간에 분열된 당원 규합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들, 막판 표심 호소...신경전·소동도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부터 전당대회 현장 인근은 당원들로 인산인해였다. 각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단체로 버스를 빌리거나, 개별 차량을 이용해 당원들은 전당대회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또 당원들은 각자가 지지하는 후보들의 피켓을 들고 지지 구호를 연호하면서 막판 당심에 호소했다.

특히 이날 진행되는 대의원 투표를 겨냥해 당원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후보에 투표해줄 것을 대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경기 광주에서 온 40대 여성 당원은 "대의원들에게 호소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며 "반드시 김 후보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60대 남성 당원은 "원래 역전 드라마가 재밌다. 대의원들이 정 후보를 찍어주고, 마지막 국민 여론조사까지 (정 후보가) 우위일 것이라 확신한다"며 "정 후보야말로 당원을 지키고,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킬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지지자 간 신경전도 오갔다. 김민석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정청래 후보를 겨냥한 듯 '자신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원조'라며 '원조' 논란을 부각했다. 정 후보 지지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사모의 상징인 노란 바람개비를 만들면서 막판 당심에 호소했다.

한차례 소동도 빚어졌다. 술에 취한 한 당원이 고층인 조명탑에 올라가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당원은 조명탑 구조물에 매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도 연출해 장내가 술렁였다. 이에 민주당은 잠시 전당대회 일정을 멈추고 현장 수습에 나섰다. 결국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당원을 설득해 자진해서 구조물에서 내려오게 하면서 상황이 수습됐다.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한 당원이 조명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자는 자진해 조명탑에서 내려왔지만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소동으로 민주당 전당대회가 20여분간 지연됐다. 연합뉴스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한 당원이 조명탑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자는 자진해 조명탑에서 내려왔지만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소동으로 민주당 전당대회가 20여분간 지연됐다. 연합뉴스

金·鄭 미소 속 긴장감..마지막 정견 발표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당대회가 재개되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현장에 들어서면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다.

김 후보가 입장하자, 지금의 우세를 입증하듯 지지 당원들의 환호가 가장 크게 들렸다.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로 현장에 있는 당원들과 일일히 악수하며 들어섰다. 이후 다른 당 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 연단에 올라서자, 미소보다는 긴장감이 얼굴에 드러나며 표정이 다소 굳어 보였다.

김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이제 모든 국가가 한국을 따라 하려는 황금시대가 시작되는데, 그 중심인 민주당, 정부, 당정, 이재명 대통령이 흔들릴까 우리는 절박하다"며 "제 개인의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출마했고, 제 개인의 선거가 아니라 평생 모든 선거 중 가장 절박하게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우리 당과 정부, 국가의 명운이 걸려있을 것을 우리가 모두 알지 않나"라며 "민주당의 아들, 김대중의 적자, 이재명의 동지인 김민석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 입장 때도 김 후보 환호에 못지않은 환호 소리가 들렸다. 정 후보도 김 후보와 마찬가지로 미소를 드러내면서 현장에 들어섰지만, 누적 득표에서 뒤지고 있어 상기된 표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 현장에 들어오면서 당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이 '모두의 민주당'이라지만, 왜 정청래와 최민희·한민수·이성윤은 빼나. 김 후보만 당선되면 이재명 정부 성공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부터 단결해야 한다.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상대방보다 크겠나. 이 대통령이 남긴 명언이다"라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그리고 이 대통령을 함께 지지했던 우리는 한 뿌리다.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환호와 비판으로 확인된 당내 분열
최고위원 후보들의 정견 발표에서는 상대 계파에 대한 작심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각 계파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환호와 비판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번 전당대회의 계파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당원간의 분열 양상도 확인된 것이다.

친청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후보는 일제히 김민석 당 대표 후보와 친명을 향해 선호투표제 도입, 친명 김영호·임미애 최고위원 후보 중도 사퇴 등을 두고 불공정 시비를 걸었다. 이에 친청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환호로 호응했다. 반면 친명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이에 반발하듯 비판을 쏟아내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친명 김용·서미화·박선원 후보도 역시 친청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특히 자기 정치 논란과 후보 짝짓기 투표 전략, '명청갈등' 등을 정조준했다. 이 역시 친명을 지지하는 당원은 환호로 응답했지만, 친청 진영에서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날 환호로 입증된 당원 간 분열 양상을 민주당이 수습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상대 진영을 향한 각종 논란과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차기 지도부가 이를 수습하고 당원의 분열 양상을 규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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