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X 첫 적자에… 90년대생들 제일 먼저 짐 쌌다
DX부문 영업손실 8000억 충격
MX사업부 젊은 직원들 희망퇴직
사업 불확실성에 수억 챙겨 떠나
DS부문과 성과 격차도 불만 작용
삼성전자 세트(DX)부문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갤럭시 신화'를 이끌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모바일경험(MX)사업부에서도 희망퇴직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희망퇴직 대상이 아닌 1990년대생 직원들까지 먼저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뒤 실제 회사를 떠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가 부담 확대와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세트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희망퇴직 시 받을 수 있는 수억원대 보상을 챙겨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나가겠다" 외치는 90년대생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MX사업부에서 최근 1990년대생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기존 희망퇴직 대상보다 젊은 연령대로, 회사 피플팀(인사팀)의 타진을 받은 것이 아니라 먼저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뒤 실제 퇴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희망퇴직 제도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통상 피플팀이 부장급에 해당하는 CL4 등 고연차 직원에게 먼저 의사를 타진해 희망퇴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희망퇴직 대상이 아닌 1990년대생 등 젊은 직원들이 오히려 먼저 회사에 희망퇴직 가능 여부와 조건을 문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의 성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당한 보상을 받고 새로운 진로를 찾는 편이 낫다는 인식도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당한 수준의 보상도 이 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금은 연차와 고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피플팀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산정되는 만큼 같은 연차·사업부·직무라도 개인별 지급액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최근엔 그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에서는 과거 사원·대리급에 해당하는 CL2의 경우 성과조건부주식(PSU) 등을 포함해 약 4억원, 부장급에 해당하는 CL4는 약 8억원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SU도 200% 지급을 보장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DX 부문 첫 적자, 위기감 더 커져
희망퇴직 연령대가 낮아지는 이유는 삼성전자 세트사업이 처한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DX부문(생활가전·영상디스플레이·모바일경험·네트워크사업부)은 올해 2·4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DX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부문 출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을 앞세워 삼성전자 세트사업의 실적을 견인해온 MX사업부(네트워크사업부 포함)는 2·4분기 매출 33조2000억원, 영업손실 70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제품 판매가 견조했고 갤럭시 A 시리즈도 판매 호조를 보였지만, 부품 원가 상승 등 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메모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당분간 실적개선의 모멘텀도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따른다. TV·가전 역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세트사업 전반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상 격차에 대한 불만도 회사를 떠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 5월 노사 간 임금협상 합의로 반도체(DS)부문에만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되자 노태문 DX부문장이 직접 "많은 분들이 소외감과 박탈감, 회사에 대한 실망과 서운함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내부 반발은 여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도 조건을 알아보거나 먼저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보상 수준이 상당하다 보니 이를 받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것을 하나의 선택지로 보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준석 정원일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