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동맹 안보 위협하는 발언

파이낸셜뉴스

훈련 시작된 날에 갑자기 지시 내려
"北, 위협적이지 않다" 그릇된 인식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매우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합동군사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매우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합동군사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이 훈련은 17일 시작돼 27일 끝나는데 아직 훈련 축소 움직임은 없다고 한다. 청와대는 "한미 양국은 연합훈련을 긴밀히 조율해 왔고 앞으로도 구체 사항은 공조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반응만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한미 연합훈련은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훈련이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이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북미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도 충분히 (조정을) 고민할 수 있다'는 입장도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시절에 훈련이 축소된 적도 있다. 국민의힘은 "김정은 정권이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왔다'는 미국의 왜곡된 (대북) 인식을 낳은 근본 원인은 이재명 정부의 굴종적 대북정책에 있다"며 "무너진 한미 공조를 복원하여 실질적인 연합방위 태세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대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제스처라거나, 대미 투자 등과 관련해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배경과 이유가 어떻든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지시가 실행될 경우 대북 억제력을 약화시켜 한반도 안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과는 정반대로 북한의 적대적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미사일을 시도 때도 없이 발사하며 우리는 물론 일본과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공고히 다지고 있는 북한이다.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은 안보협력을 더 강화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야 마땅하다.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인식도 사실과 다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속적으로 개발·시험 발사하면서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전적으로 그런 북한과 어떻게든 대화를 해보려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으되 꼭 그렇지 않은 듯해서 우리로서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남북 대화나 미북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대할 순 없다. 그러나 우리와 미국이 먼저 안보태세를 느슨하게 할 이유는 없다. 한미 동맹이 균열된 모습을 보이면 북한의 위협은 더 커질 수 있다. 군사적 억제력 강화와 대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강온 양면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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