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절반의 승리'..김민석 당정일체 가시밭길
[파이낸셜뉴스 서울 대전=김윤호 김형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친명(親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의원이 차지했지만 '절반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1순위 과반 득표에 실패한 데다, 또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다수인 3인이 친청(親 정청래)이라서다. 김 대표가 공언한 당정일체를 위해선 지도부 내 통합부터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김민석 대표는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친명과 친청 사이에 인신공격성 비난이 오갈 만큼 치열했던 탓인지 김 대표가 1순위 과반 득표에 다다르지 못했고, 친명주자 송영길 의원을 1순위로 꼽고 2순위에 김 대표를 적은 표가 더해지면서 당락이 결정됐다.
전당대회는 당내에서 "분당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만큼 적대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당과 이재명 정부의 안정을 위해 1순위 과반 득표를 호소해왔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절반 아래의 표를 받은 대표가 됐고, 정청래 의원은 주류 친명을 상대로 선전한 모양새가 됐다.
더구나 최고위원은 5인 중 3인이 친청이다. 단순히 친명보다 다수라는 것뿐이 아니다. 친청 후보들이 전원 선출됐다는 의미가 크다. 애초 친청 측은 예비경선 때부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만 나섰다. 김 대표를 당선시킨 친명 지지세를 뚫고 모두 당선된 것이다.
특히 득표율이 가장 높은, 소위 '수석최고위원'을 친청 최민희 의원이 차지했다. 수석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 규정된 직책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당원·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향후 최 의원이 친청을 대표해 김 대표와 직접 부딪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대표의 대표공약은 정청래 의원이 직전 대표를 지내며 벌였던 이른바 '명청대전'이라 불린 당청갈등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내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를 앞두고 당정일체로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이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국민 표가 결집한 이유다. 그러나 새 지도부는 김 대표가 이재명 정부에 발맞춰 이끌어도 친청이 얼마든 견제구를 던질 수 있는 구조다.
이 대통령도 반쪽 승리를 의식해서인지 19일 김 대표는 물론 정청래 의원도 청와대 만찬에 초청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만찬은 당의 통합과 당정청 간 국정협력을 더욱 공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당정일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당 장악에 나서야 한다. 내려앉은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당내 친청 입지를 좁히는 것이다. 이로써 2028년 총선 공천도 확실히 주도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의원들이 계파를 불문하고 김 대표와 정부 지원에 나설 수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가장 큰 걸림돌인 부동산 문제의 경우 과감한 주택공급책 마련과 세제개편안 수정으로 진화하고, 미국 관세·안보 압박은 김 대표가 직접 방미해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여기에 호남 반도체 투자 포함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입법을 연내 끝내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증시 부양에도 나설 예정이다.
친청을 약화시키는 명분은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한 '신천지 개입설'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이중당적, 유령당원, 비자발입당을 차차 정리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신천지, 통일교 특검도 도입될 것이고, 당은 순수한 민주적 정치결사로 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민심 악화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수도권 의원들이 정부에 쓴소리를 내놓고 있고, 친청과 조국혁신당을 매개로 한 친문(親 문재인)이 여권 내 입지가 상당하다. 총선 때에도 정부가 건재하고 김 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공천을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야만, 계파를 불문하고 의원들이 적극 국정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