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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10개 중 9개, AI 영향 큰 업종서 줄었다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AI 자료사진.연합뉴스
AI 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 일자리 10개 중 9개 이상이 인공지능(AI)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자료 정리·문서 작성·기초 분석 등 사회초년생이 주로 맡아온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AI만을 원인으로 보기보다는 경력직 선호와 재택근무 확산 등 기존 노동시장 변화가 AI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 일자리 94% AI 영향 큰 업종서 감소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어 전체 감소분의 94.0%를 차지했다. 사실상 청년 일자리 감소의 대부분이 AI 고노출 업종에 집중된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취업자가 같은 기간 31.4% 급감했다. 출판업은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은 16.6%, 전문서비스업은 11.6% 각각 감소했다. 반면 같은 AI 고노출 업종에서도 50대 일자리는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갔다. AI 확산이 전체 일자리를 일괄적으로 줄이기보다 연령과 경력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고용 충격의 차이가 나타났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자동화'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폭이 컸다. 반면 AI가 사람의 업무를 돕는 '증강' 방식의 활용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AI 도입 자체보다 기업이 AI를 인력 대체에 활용하는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지가 청년고용에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이다.

고학력 청년층의 고용 사정도 악화됐다.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5.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AI가 상대적으로 인지·분석 업무에 먼저 활용되면서 해당 업무에 진입하는 비중이 높은 대졸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은 "경력 사다리 다시 설계해야"
한은은 다만 최근 청년고용 부진을 AI만의 영향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기간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채용이 정상화된 데다 경력직 중심의 채용 확대, 기업 내부교육 약화, 장기고용 관계의 변화, 재택근무 확산 등 기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AI와 맞물려 청년고용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회초년생이 선배의 업무를 직접 보고 배우거나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는 기회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여기에 업무가 표준화·모듈화되면서 AI가 이를 자동화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기존의 '경력 사다리' 약화를 AI가 더욱 가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은은 청년 일자리를 단순히 보전하기보다 AI 시대에 맞춰 '경력 사다리'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청년이 AI와 경쟁하는 대신 AI를 활용하면서 현장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일경험 제도를 개편하고, 기업의 멘토링·교육 비용까지 지원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기업의 AI 투자뿐 아니라 청년 채용과 교육·훈련에도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AI가 단순한 인력 감축 수단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인재 육성에 활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AI를 가장 빠르게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청년층이 오히려 AI 시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경력 경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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