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좀 봐주세요" 스마트폰에 빠진 부모... 아이 발달 늦춘다 [똑똑한 웰니스]
부모 스마트폰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어휘 성장 둔화… "대화 기회 단절이 원인" 4~5세 조기 기기 소유도 언어 점수 낮아… 단순 시간제한보다 '상호작용' 필수
[파이낸셜뉴스] 아이와 함께 식당을 찾거나 산책을 할 때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어른을 목격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주 양육자의 잦은 스마트폰 사용과 아동의 디지털 기기 조기 소유가 초기 어휘 성장과 언어 발달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주고 있다.
주 양육자인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정도와 어린 나이에 디지털 기기 소유 여부가 아동의 언어 발달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주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디지털 기기를 일찍 소유할 수록 초기 언어 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외이스테인 안마르크루드 박사 연구팀은 지난 17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를 통해 노르웨이 전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모집한 평균 연령 4.9세의 아동 747명을 5세부터 7세까지 3차례에 걸쳐 매년 추적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초기 언어 수준과 이후 성장 속도의 차이를 분리해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동 본인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보다 '주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자녀의 수용어휘 발달 속도와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주 양육자(어머니 77%, 아버지 23%)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1시간 증가할 때마다 아동의 수용어휘 점수 증가 폭은 연간 0.42점씩 낮아졌다. 수용문법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가구 소득이나 부모의 학력 수준 등 환경적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기기 소유의 조기화 문제도 지적됐다. 조사 대상 아동의 45.5%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최소 1개 이상 소유하고 있었는데, 4~5세에 이미 기기를 소유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초기 수용어휘 점수가 5.13점, 수용문법 점수는 4.56점 낮았다.
연구팀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이 주의 집중을 방해하며, 이러한 방해가 자녀의 어휘 학습과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가족 내 전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많아지면 함께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이 어휘 학습을 위한 질 높은 상호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아이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몇 시간으로 제한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통제를 넘어, 가정의 디지털 습관을 돌아보게 만든다고 평가한다. 아이의 어휘력과 언어 발달은 일방적인 화면 자극이 아닌, 양육자와 눈을 맞추고 반응을 주고받는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논문 말미에 "부모의 잦은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와의 즉각적으로 반응할 기회를 줄일 수 있다"라며, "양육자를 포함한 가족 전체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 환경과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