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도 당당하게… '일상의 각도' 살리는 헤어라인 디자인 [김진오의 탈모탈출]
[파이낸셜뉴스] "이마 높이를 최대한 낮춰주세요." 넓은 이마를 보완하고자 헤어라인 모발이식을 상담하는 여성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마를 가리려 애써온 날들을 생각하면 극단적인 수술 효과를 기대하는 마음도 당연하다.
하지만 헤어라인을 무작정 낮추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헤어라인이 지나치게 낮으면 답답한 인상이 된다. 얼굴형에 따라 얼굴이 더 넓고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다. 여성 헤어라인 모발이식에서 중요한 것은 헤어라인의 높이가 아니라 얼굴 폭과 길이, 광대와 턱선, 이마의 곡면을 고려한 맞춤 디자인이다.
간혹 헤어라인 디자인을 매끈하고 부드럽게, 완벽한 대칭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얼굴은 생각보다 반듯하지 않다. 양쪽의 굴곡과 높이가 조금씩 다르다. 한쪽의 머리카락은 눕고 다른 쪽의 머리카락은 위로 향하는 등 머리카락이 자라는 방향도 제각각이다. 자연스러운 얼굴은 생각보다 비대칭적이다. 여성스러운 모양을 만들겠다고 헤어라인을 지나치게 둥글고 매끈하게 디자인하면 어색해진다.
헤어라인 중앙의 높이에만 집중해서도 안된다. 수술 후 정면을 보았을 때는 헤어라인 중앙 높이를 낮췄을 때 변화가 커 보이지만, 머리를 넘기거나 묶으면 양쪽 M자 부위와 관자놀이 부위가 더 잘 드러난다. 중앙만 낮추고 측면을 그대로 두면 가운데가 불쑥 내려온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양옆을 무리하게 닫으면 얼굴의 위쪽이 무겁고 답답해진다. 이마가 길어 보이는 사람과 넓어 보이는 사람에게 같은 디자인을 적용할 수는 없다.
여성 헤어라인에서는 그러데이션도 특히 중요하다. 맨 앞에는 상대적으로 가는 단일모를 불규칙하게 배치하고, 그 뒤에는 조금 더 굵은 단일모를 섞는다.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두 가닥이 자라는 모낭의 비율과 밀도를 서서히 높이는 방식이다. 원래 있던 잔머리도 새 디자인과 어긋나지 않는다면 남겨 두는 편이 좋다. 새로 심은 모발과 기존 헤어라인 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기 때문이다. 수술은 모발을 더하는 일이지만, 남아 있는 몇 가닥을 지우지 않는 판단이 결과를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방향과 각도도 모발 수만큼 중요하다. 여성의 앞머리는 대개 두피에 낮게 누워 자라고, 중앙과 양옆의 흐름이 서로 다르다. 관자놀이 부위로 갈수록 각도는 더 낮아진다. 이 차이를 무시하면 이식모가 뻣뻣하게 서거나 기존 모발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수술 당일의 작은 각도 차이가 이후 앞머리를 내리고 넘기는 방식에 오래 남는다.
모발을 많이 심는다고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헤어라인도 드라마틱하게 낮추고 밀도까지 빽빽하게 높이려면 뒤통수에서 더 많은 모낭을 가져와야 한다. 앞쪽의 욕심은 결국 뒤쪽 모발로 치러야 한다.
채취 방법도 공여부의 조건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비절개 방식은 채취 부위의 밀도가 낮거나 모발이 가는 사람에게서 많은 양을 채취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무리하게 채취하면 뒤통수의 밀도가 떨어져 모발 사이로 두피가 비칠 수 있다. 반면 절개 방식은 비교적 많은 모낭을 확보할 수 있지만, 두피의 유연성이 부족하면 충분한 폭을 안전하게 채취하거나 절개 부위를 무리 없이 봉합하기 어렵다. 수술법의 이름보다 자신의 뒤통수가 어느 방법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얼굴의 비율은 자로 잴 수 있지만, 평소의 모습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헤어라인을 디자인할 때는 정면과 측면뿐 아니라 평소 하는 헤어스타일도 고려해야 한다. 늘 앞머리를 내리는지, 한쪽으로 가르마를 타는지, 귀 뒤로 넘기는지, 머리를 자주 묶는지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져야 한다. 수술은 한 장의 정면 사진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반복하는 여러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기 위해서 한다.
결론적으로 여성 헤어라인 모발이식을 앞두고 있다면 병원에서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가 아니다. "어디까지, 어떻게 낮춰야 내 얼굴에 자연스러운가"이다. 좋은 디자인은 얼굴의 비율, 정면·45도·측면을 모두 고려한,얼 굴의 장점을 해치지 않는 선이다.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대표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