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청년 일자리 뺏었다" 4년간 26만8000개 감소
한은, 15~29세 고용위축 분석
전체 감소분 94%가 AI에 노출
정보서비스업 31%·출판 27% ↓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 일자리 10개 중 9개 이상이 인공지능(AI)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자료 정리·문서 작성·기초 분석 등 사회초년생이 주로 맡아온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8만5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6만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었다. 전체 감소분의 94.0%에 달한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취업자가 같은 기간 31.4% 급감했다. 출판업은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은 16.6%, 전문서비스업은 11.6% 각각 감소했다. 같은 AI 고노출 업종에서도 50대 일자리는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갔다. AI 확산이 전체 일자리를 일괄적으로 줄이기보다 연령과 경력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고용 충격의 차이가 나타났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자동화'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 폭이 컸다. 반면 AI가 사람의 업무를 돕는 '증강' 방식의 활용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AI 도입 자체보다 기업이 AI를 인력 대체에 활용하는 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지가 청년고용에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이다.
고학력 청년층의 고용 사정도 악화됐다.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5.4%)보다 1.6%p 높았다. AI가 상대적으로 인지·분석업무에 먼저 활용되면서 해당 업무에 진입하는 비중이 높은 대졸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은은 최근 청년고용 부진을 AI 만의 영향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채용이 정상화되고, 경력직 중심의 채용 확대, 기업 내부교육 약화, 장기고용 관계의 변화, 재택근무 확산 등 기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AI와 맞물려 청년고용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은은 청년 일자리를 단순히 보전하기보다 AI 시대에 맞춰 '경력 사다리'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와 경쟁하는 대신, AI를 활용하면서 현장 경험과 숙련을 쌓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일경험 제도를 개편하고, 기업의 멘토링·교육 비용까지 지원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기업의 AI 투자뿐만 아니라 청년 채용과 교육·훈련에도 정책적 지원을 확대, AI가 인력 감축 수단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인재 육성에 활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