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55조 피눈물 흘릴 때...증권사·거래소는 '1200억 돈잔치'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두 달여 만에 한국거래소와 증권사들이 12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에 직면한 사이, 시장 인프라와 중개 기관들만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출시된 지난 5월 27일부터 제도 보완책이 시행된 7월 말까지 거래소와 증권사가 거둔 수수료 수익은 총 1172억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세부 내역을 보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893억 5000만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증권사의 수수료 면제·할인 이벤트가 있었음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체감 수익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 역시 매매거래 수수료(241억 3900만 원)와 청산결제 수수료(37억 7100만 원)를 합쳐 279억 1100만 원을 챙겼다. 총 45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약 6억 2000만 원의 수수료가 거래소 금고로 들어간 셈이다. 이 밖에도 사전 의무 교육을 주관한 금융투자협회가 수강료 수입으로 약 32억 원을 거뒀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Cit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개인 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 고위험 레버리지 ETF 투자로 기록한 손실액이 고점 대비 약 387억 달러(약 5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수익 구조의 불균형에 금융당국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를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투자자)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 시스템만 이익을 취하는 구조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현금 한정)으로 대폭 인상하고 사전교육 시간을 확대하는 등 진입 장벽을 높였다. 또한 개인별 투자 한도를 전체 투자금의 20% 수준으로 제한하는 규제도 추진 중이다.
박성훈 의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고위험 파생 상품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이, 거래소와 증권사는 수백억 원대 수수료 잔치를 벌였다"며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시장 관리자로서의 책무를 다했는지 철저한 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