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급락…글로벌 장기 국채 수익률 고공행진에 된서리
[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 기술주들이 18일(현지시간) 급락했다. 특히 지난달 폭락세를 딛고 반등하던 반도체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장기 국채 수익률이 수십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 기술주, 특히 반도체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 세계 주요국 장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란전쟁 장기화가 부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각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그리고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회사채 발행 봇물이 국채 수익률 고공 행진으로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중 5.34%까지 치솟아 전날 갈아치운 19년 만에 최고 기록을 또 새로 썼다. 지난달 초만 해도 5%를 밑돌았던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장기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다.
독일 국채(분트)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3.78%까지 올라 지난 2011년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채무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프랑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4.9%까지 뛰며 2008년 세계금융위기(GFC) 이후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길트) 수익률은 5.86%를 기록하며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최고로 뛰었다.
일본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4.16%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빈센트 모티어는 "채권 시장이 정말로 점점 초조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티어는 "주된 배경은 상당수 국가의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라면서 "이들 국가는 성장이 기준을 밑돌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좀체 떨어지지 않으면서…재정 상황을 개선할 수단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채 수익률 고공 행진과 고유가가 겹치면서 주식 시장도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이날 뉴욕 증시의 기술주 타격이 컸다.
금리 영향이 비교적 작은 가치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장보다 0.2% 밀리는 데 그쳤지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낙폭이 1%를 웃돌았다.
특히 반도체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마이크론이 7%,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9% 넘게 폭락했고 인텔은 6.6% 급락했다. 대장주 엔비디아도 2%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고전했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5%,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는 8.8% 가까이 급락했다.
반도체가 특히 타격이 컸던 이유는 다양하다.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가 금리 상승으로 급격히 깎였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 또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표적인 자본집약적 산업이라는 점도 반도체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에 취약한 이유다.
아울러 반도체 구매자인 빅테크들이 고금리로 인해 미래 AI 투자를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또 금리가 뛰면서 증시 무게 중심이 성장에서 가치로 이동하고, 그동안의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까지 더해진 것이 낙폭 확대로 이어졌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