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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윳값, 5.5달러 육박…호르무즈 재개방이 관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 주유소에 13일(현지시간) 가격 안내판이 켜져 있다. AFP 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 주유소에 13일(현지시간) 가격 안내판이 켜져 있다. AFP 연합

미국 경윳값이 18일(현지시간) 갤런당 5.47달러를 찍었다. 불과 2주 전 갤런당 평균 4.09달러를 기록하며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가격을 웃돈 데 이어 지금은 사상 최고 수준인 5.81달러에 바싹 다가섰다.

경윳값 상승은 미 경제의 동맥 역할을 하는 물류, 핵심 제조업, 농업에 심각한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자극한다.

지난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유가가 치솟자 경윳값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원유와 가격차이, 연일 사상 최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경윳값은 지난 한 달 사이 8% 급등했다. 또 경윳값과 원유가 사이의 격차인 이른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최근 며칠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공급 충격 심화 조짐이다.

이날 경윳값은 배럴당 미 원유 가격보다 100달러 비쌌다. 크랙 스프레드가 지난해 평균의 3배를 웃돌았다.

크랙 스프레드는 이란 전쟁 개전 이후 계속해서 2배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달에만 20% 넘게 뛰었다.

걸프오일 수석 에너지 고문 톰 클로자는 "이미 위기, 그것도 상당한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경윳값 상승세는 "경제의 몸통 한가운데를 때리는 강한 펀치"라면서 "상당히 극적인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11월 중간선거에 먹구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악재이기도 하다. 경윳값이 오르면 물류비용부터 시작해 전반적인 재화의 가격이 덩달아 뛰기 때문에 세금 환급 효과가 사라진 유권자들이 트럼프 정권에 등을 돌리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이 33%까지 추락한 트럼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또 유가 상승에 따른 국채 수익률 상승세 역시 가계의 이자 부담을 높여 트럼프와 공화당에 심각한 중간선거 악재로 등장했다.

정유 설비 풀가동…호르무즈 재개방이 돌파구

경유는 이란 전쟁 이전에도 이미 공급 부족을 겪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유설비를 드론으로 파괴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경유 공급 국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러시아는 이 때문에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은 정유 설비를 풀가동해 이 공백 메우기에 나섰고, 세계 시장에 사상 최대 수준으로 경유를 수출했지만 원유 재고가 점점 바닥이 나고 있어 조만간 이마저도 중단될 전망이다.

경윳값 상승 흐름이 호르무즈 재개방 없이는 꺾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로버트 캠벨은 "중동과 러시아 정유설비 가운데 상당 규모가 현재 가동이 중단됐다"면서 미국이 사실상 마지막 남은 세계 시장 공급처이지만 이마저도 끊길 위기라고 말했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은 "정유 시스템이 풀가동 상태일 때에는 생산자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다"면서 "전쟁 때문이건, 사고 때문이건 어떤 이유에서든 한 군데라도 멈추면 공급을 심각하게 옥죌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로자도 "허리케인 하나만 몰아쳐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칠 것"이라면서 "…갤런당 6달러, 7달러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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