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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호 HD현대重 사장 "페루 상륙지원함 진수...K-함정 수출 시장 다변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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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K-함정 '현지 생산 모델' 본궤도...아메리카 시장 거점 확보

18일(현지시간) 페루 시마(SIMA)조선소에서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 페루 대통령(오른쪽에서부터 열두번째)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으로 건조한 '침보테(Chimbote)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페루 대통령실 홈페이지 제공
18일(현지시간) 페루 시마(SIMA)조선소에서 케이코 후지모리(Keiko Fujimori) 페루 대통령(오른쪽에서부터 열두번째)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으로 건조한 '침보테(Chimbote)함' 진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페루 대통령실 홈페이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의 신형 상륙지원함 침보테함을 페루 현지에서 진수, K-함정의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을 정립했다. 기존의 국내 완제품 수출 방식을 벗어나 기술이전과 현지 공동생산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발주국의 현지 건조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한국 조선 기술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한 해외 방위사업 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신형 상륙지원함 1번함 침보테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이 행사에는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주관했다. 이번 행사에는 페데리코 하비에르 브라보 데 루에다 페루 해군총사령관,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양국 정부와 민간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페루 정부의 최고위급 행사 주관은 이번 함정 사업이 양국 간 얼마나 중요한 협력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침보테함의 진수는 민·관이 하나돼 이뤄낸 팀코리아의 성과라 할 수 있다"며 "K-함정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침보테함과 2번함 탈라라함은 총 2000t급 다목적 상륙지원함이다. 인력 및 물자 수송 능력 1000명 규모의 병력 탑재 가능 성능을 갖추고 있다. 해상 수송을 넘어 군수지원, 해상 재난 구조,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다용도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현재 탈라라함도 육상 건조 공정을 완료한 상태로 연말 진수가 예정돼 있다.

과거 K-함정 수출은 국내에서 함정을 완성한 후 완제품으로 납품했다. 이번 페루 프로젝트는 HD현대중공업이 설계, 기술지원, 의장 및 시험을 담당하고 현지 시마조선소가 블록 생산, 조립, 용접 등 기초 건조 공정을 수행하는 공동생산 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함정 제조 사업을 순수 선박 건조에서 엔지니어링 및 기술 용역 사업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을 의미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 공동생산 방식은 발주국의 지역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며 "앞으로 현지 건조를 요구하는 국가들의 증가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 방위시장에서 발주국의 현지 건조 요구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인도, 방글라데시, 브라질 등 주요 해양 국가들이 자국 조선소의 기술력 제고와 고용 창출을 이유로 기술이전과 공동생산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추세다. 페루도 같은 맥락에서 HD현대중공업에 현지 건조를 요구했고, HD현대중공업은 이를 전략적 기회로 인식해 수용했다.

페루 정부의 강력한 지지도 눈에 띈다.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진수식 축사에서 "단순히 함정 한 척을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역량 구축"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조선산업 공급망 확대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페루는 2024년부터 국방력 현대화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호위함 1척, 원해경비함 1척을 추가로 발주한 상태다.

한국 정부의 민관협력 지원도 이번 성과의 밑바탕이 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페루 정부와의 정책 협의를 주도했고,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양국 소통을 중개했으며, 코트라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 지원에 나섰다. 이 같은 팀코리아식 민관협력은 한국의 경제 외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한국 조선업의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선박 건조에 주력해온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페루 프로젝트는 단순 건조를 넘어 기술 라이센싱, 컨설팅, 현지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종합 솔루션 제공 모델을 확립했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의 한국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추가로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의 1500t급 차세대 잠수함 기본설계도 동시 진행 중이다. 페루의 태평양 해상권 확보 전략과 맞물려 있는 이 잠수함 사업이 수주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원전 기술 및 방위사업 수출이 라틴아메리카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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