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서비스업 4.5% 늘었는데 제주만 -3.0%… '나홀로 역주행'
제주 서비스업 생산 6분기 연속 감소
광공업도 -1.9%·생산지표 동반 부진
건설수주 6920억… 발전·송전이 견인
수출 2.6억달러… 반도체 품목에 집중
고용률 71.9% 1위에도 20대 279명 유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전국 16개 시·도의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늘어난 올해 2분기 제주만 3.0% 감소했다.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4.5% 증가했다.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소매판매와 수출, 건설수주도 증가했지만 생산지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1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4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 전국 평균은 4.5% 증가했고 서울 7.5%, 경기 4.6%, 대구와 강원이 각각 3.8% 증가하는 등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 서비스업 생산 6분기째 마이너스
제주 서비스업 생산 부진은 이번 분기에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표를 보면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2025년 1분기 -1.0%, 2분기 -9.1%, 3분기 -8.4%, 4분기 -3.8%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1.5%, 2분기 -3.0%로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2분기에는 정보통신 생산이 27.4%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은 13.9%, 전문·과학·기술 서비스도 12.3% 감소했다.
반면 도매·소매는 3.1%, 보건·복지는 3.6% 증가했다. 관광과 소비에 가까운 일부 생활 서비스는 늘었지만 정보통신과 부동산, 전문서비스의 감소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점뿐 아니라 운수, 정보통신, 부동산, 금융, 전문·과학·기술, 보건·복지 등 지역의 다양한 서비스 활동을 종합해 보여주는 지표다. 제주 경제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는 수치는 지역 경기 흐름을 볼 때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보는 광공업 생산도 제주에서는 1.9% 감소했다. 전국은 2.0% 증가했다.
제주에서는 의약품 생산이 49.9%, 전기·가스업이 2.5% 늘었지만 반도체·전자부품이 56.3%, 음료가 14.0%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을 17개 시·도로 비교하면 제주는 12번째였다.
소비는 생산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제주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서울 3.8%, 대구 3.5%, 부산 3.4%, 인천 2.4%에 이어 17개 시·도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전문소매점 판매가 6.5%,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이 7.7% 늘었다. 승용차·연료소매점은 5.1%, 대형마트는 9.5% 줄었다.
전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2.4%로 제주와 비슷하다. 다만 국가데이터처 통계에서 전국 수치는 무점포소매를 포함하지만 시·도 통계는 무점포소매를 제외하기 때문에 두 증가율을 그대로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물가는 제주가 3.1% 올라 전국 3.0%를 소폭 웃돌았다. 석유류가 19.7%,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가 3.9% 상승했다.
■ 건설수주 5690억 급증… 대부분 발전·송전
제주 건설수주는 숫자만 보면 큰 폭으로 뛰었다. 올해 2분기 제주 건설수주액은 69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30억원보다 569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주택이나 민간 건축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난 결과와는 거리가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공종별 증감액을 분석한 결과 발전·송전 수주가 전년 동기보다 5500억원 증가했다. 항만·공항도 260억원 늘었다.
반면 관공서 등은 220억원, 상하수도는 180억원 감소했다. 건축 부문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은 사실상 없었고 토목 수주 증가액이 5690억원이었다.
결국 2분기 건설수주 증가분 대부분이 특정 발전·송전 사업에서 발생한 구조다. 6920억원이라는 전체 수주액만 놓고 제주 건설경기가 광범위하게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수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 2분기 수출액은 2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0만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은 2억500만달러다.
증가를 주도한 품목은 반도체였다.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부품 수출이 전년보다 1억3500만달러 늘었고 프로세서·컨트롤러도 49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금속광과 선박은 각각 감소했다. 수출 증가폭은 가파르지만 제주 전체 수출액 2억6000만달러는 여전히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작았다. 특정 반도체 품목의 수출 확대와 지역 수출 기반 전체의 확장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 고용률 전국 1위인데 청년은 빠져나가
고용지표는 생산지표와 정반대다. 2분기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63.2%보다 8.7%포인트 높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상승폭도 제주가 1.7%포인트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전국 고용률은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제주 20대 고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포인트 상승했고 70세 이상은 4.2%포인트, 50대는 3.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30대는 2.5%포인트, 40대는 0.6%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도 제주가 1.5%로 전국 2.9%보다 낮았으며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인구이동에서는 다른 신호가 나타났다. 2분기 제주 인구는 전입보다 전출이 176명 많았다. 순유출 규모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61명보다 줄었지만 청년층에서는 유출이 계속됐다.
20대는 279명 순유출됐다. 20~24세에서만 272명이 빠져나갔다. 반면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에서는 103명이 순유입돼 청년층 유출을 일부 상쇄했다.
20대 고용률이 6.9%포인트 상승했는데도 같은 연령대 인구는 제주 밖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다만 두 통계만으로 청년 유출의 원인을 일자리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취업과 진학, 주거, 가족 이동 등 인구이동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는 제주경제가 '회복'이라는 한 단어로 묶이기 어려운 2분기를 보냈음을 보여준다. 서비스업과 광공업 생산은 나란히 줄었지만 소매판매는 늘었고, 고용률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수주와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각각 발전·송전 사업과 반도체 관련 품목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정 대형사업과 일부 수출품목이 끌어올린 숫자를 지역경제 전반의 회복으로 읽기에는 생산 측면의 약세가 뚜렷하다. 특히 제주경제의 큰 축인 서비스업 생산이 6분기 연속 감소한 점은 무게가 크다. 6920억원의 건설수주, 2억6000만달러의 수출, 71.9%의 고용률이라는 호조 지표 뒤에서 산업 전반의 생산력이 얼마나 회복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제주경제의 실제 체력을 판단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