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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기술 훔쳐 위협하는 CXMT, 국제 제소해야

파이낸셜뉴스

"설립 때부터 탈취 노려" 법정 증언
기술 유출죄 최고형으로 엄벌 마땅

CXMT 메모리 반도체. /사진=뉴시스
CXMT 메모리 반도체. /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설립 때부터 삼성전자의 핵심기술을 빼내 제품을 개발하려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CXMT의 기술유출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창업 단계부터 조직적으로 기술탈취를 추진했다는 발언은 충격적이다. 삼성전자에서 28년간 근무하다 2016년 CXMT 창립멤버로 합류한 전직 직원은 재판에서 "회사는 당시 연구소도, 설비도 없었으며 자체 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할 생각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중대한 산업스파이 범죄인 만큼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CXMT는 창업 후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10여년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D램 4위로 올라섰다. 아직 시장점유율이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기술에서 한국 기업과 격차가 있지만 범용 D램에선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남의 연구개발 성과를 훔쳐 성장의 지름길로 삼았다면 정상적인 기업 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

중국의 기술탈취 사건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적발된 해외 기술유출 33건 가운데 18건이 중국으로 간 것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집중적으로 타깃이 됐다.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졌다. 국내에 연구개발 회사를 세워 정상적인 이직으로 위장하거나 자문과 공동연구를 내세워 핵심인력을 포섭하는 방법까지 동원됐다. 대학과 연구기관도 표적이 되고 있다.

우리의 대응은 느리고, 늦었다. 국가 핵심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벌금과 양형기준은 최근 크게 강화됐다. 내달부터는 산업스파이 행위에 간첩죄를 적용할 길도 열린다. 뒤늦게나마 처벌 수위를 높인 것은 다행이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 기술 하나를 빼내 수년의 개발기간과 수조원의 연구비를 절약할 수 있는 범죄라면 적발됐을 때 치르는 대가가 그 이익을 압도해야 한다. 그래야 억지력이 생긴다.

미국과 대만 등 첨단기술 강국들은 기술탈취를 기업 간 영업비밀 분쟁을 넘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로 다룬다. 미국은 외국을 위한 경제스파이 행위를 중범죄로 처벌하고 기업에는 훔친 기술의 가치와 절감한 연구개발 비용 등을 반영해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다. 대만도 비슷하다. 우리도 법정형을 높이는 데 그치지 말고 범죄수익은 철저히 환수하고, 기술탈취로 부당이익을 얻은 기업에까지 막대한 경제적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외국의 기술탈취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과 경쟁할 경우 국내 제재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 수사와 재판에서 확보한 증거를 우리 기업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나 해외 소송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사전 유출을 막기 위한 종합적인 대응도 절실하다. 국가 핵심기술을 다루는 인력에 대한 보안교육과 퇴직 후 관리, 국내에서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일자리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최고 수준의 산업안보 체제로 기술유출 피해를 적극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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