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조정장 만난 '빚투' 하반기엔 수그러들까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타대출 증가액 주담대 웃돌아
금융자산 투자 차입 수요 영향
투심 위축 땐 급증세 둔화 가능성

올해 2·4분기 가계부채 증가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주택 관련 대출보다 기타대출이 더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에 더해 주식 투자 등을 위한 차입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가계빚 증가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졌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4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분석해 보면 2·4분기 가계대출 가운데 기타대출은 전분기보다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을 제외한 대출로, 신용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전분기 증가폭(5조4000억원)보다 7조4000억원 확대됐으며,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12조2000억원)보다도 많았다.

기타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배경에는 주식시장이 있다. 2·4분기까지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커졌고, 예금은행의 신용대출과 증권사의 신용공여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주택 구입처럼 실물자산 취득뿐 아니라 금융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차입까지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은 예금은행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가 크게 늘었다"며 "2·4분기까지 양호했던 주식시장과 주식 투자 수요의 영향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타대출 증가폭은 최근 흐름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기타대출이 주택 관련 대출보다 크게 늘어난 가장 최근 사례는 2021년 2·4분기다. 당시 주택 관련 대출은 17조6000억원, 기타대출은 23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후에는 주택 관련 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기타대출이 주택 관련 대출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한은은 2·4분기의 기타대출 급증세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 목적의 차입 수요도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가 상승기에 확대됐던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가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3·4분기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2·4분기와 같은 대규모 신용대출·신용공여 증가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기타대출은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가계대출 흐름에는 정부의 총량관리 완화가 변수로 남아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율을 기존 1.5%에서 3%로 확대하면서 대출 공급 여력이 커진 탓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은 사업 진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총량관리 한도 확대가 실제 대출 증가로 언제, 어느 정도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총량관리 완화가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은 현재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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