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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개업 준비하는 우주주유소

파이낸셜뉴스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 전투기 중 하나인 KF-16의 단독작전을 위한 체공시간은 독도 상공에서는 10분, 이어도 상공에서는 5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연료가 소진되기 전에 기지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 공군은 2018년부터 1조50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럽의 에어버스로부터 총 4대의 공중급유기를 도입, 운영 중이다. 이는 에어버스의 주력 여객기 A330을 개조한 것으로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A330 MRTT(한국명 KC-330 시그너스)이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 66대가 보급되었다. 연속적으로 공중 재급유를 받은 KF-16은 최대 70분까지 작전 수행시간을 확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공중급유기는 전투기의 작전반경 확대는 물론 체공시간과 무장탑재 능력까지 높일 수 있으므로 주요국 공군에서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핵심 전략자산이다.

비행역사 초기인 1917년 제정러시아의 해군항공대 조종사였던 알렉산더 드 세버스키가 최초로 아이디어를 고안, 특허를 출원하고 1923년 미 육군항공대가 복엽기 두 대를 동원해 호스로 연료를 주유하며 비행실증에 성공한 기록이 있으니, 공중급유 기술은 100년 넘게 발전해 온 기술이다.

한편 인공위성도 임무궤도의 유지·변경을 위해 전기식 또는 화학식 추력기를 사용하는데 공통적으로 연료가 필요하다. 연료가 고갈되면 위성의 다른 기능이 모두 건재해도 임무수명이 종료되어 우주쓰레기로 전락하고 만다.

1957년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래 지난 70여년간 총 2만기 이상의 위성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주에서 연료를 재급유받아 임무수명을 연장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 궤도상 우주재급유 기술의 실증사례로는 2007년 미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과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공동으로 수행한 '오비털 익스프레스(Orbital Express)' 임무가 있다. 모위성과 연료주입위성을 동시에 보내 랑데부, 도킹을 통해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의 핵심기술 실증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으나 상용화는 가시화되지 못했다. 2020년과 2021년 미국의 노스롭그루먼이 연료재주입용 MEV-1, 2를 우주로 보내 대표적 통신위성 인텔셋 2기와 각각 도킹하여 5년 이상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하여 우주 재급유 시대를 열었다. 스페이스X도 화성에 가기 위한 연료재주입을 위해 주유소 역할을 하는 특정 우주선과 지구 궤도에서 만나 연료를 추가로 공급받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전 나사 청장인 짐 브라이든스타인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우주인프라기업 퀀텀스페이스가 미 우주군이 운영하는 우주 인프라를 위한 연료보급소를 구축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궤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성을 대상으로 연료재급유는 물론 점검, 수리, 부품교체 등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소위 궤도상 서비스(On-Orbit Service)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청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이 우주주유소를 개업할 목적으로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주 선진국도 걸음마를 하고 있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뉴스페이스 분야에 과감한 정책적 베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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